'바다 위 페트병을 고래 인형으로'…울산에 싹트는 신기업가정신

입력 2023-09-14 11:00  

'바다 위 페트병을 고래 인형으로'…울산에 싹트는 신기업가정신
SK이노 후원 사회적기업 우시산, 폐플라스틱 수거해 인형 등 생산
3년간 폐플라스틱 102t 수거·지역 일자리 창출…모범 사례로 주목



(울산=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고래를 살리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울산항만공사에서 만난 사회적 기업 '우시산'의 변의현 대표는 "고래가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을 먹으면 소화를 하지 못해 고통에 몸부림치다 죽어간다"며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새활용)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이날 울산항만공사에서 출입기자 대상으로 자사가 후원하는 우시산의 사업과 친환경 경영을 소개했다.
우시산은 2015년 울산에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우시산의 업사이클링 사업은 울산에 다시 고래가 찾아오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시작했다.
바다를 떠돌며 해양생물을 위협하는 폐페트병과 비닐 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수거된 폐플라스틱은 우시산의 손길을 거쳐 고래 인형, 에코백, 티셔츠 등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후원 받으며 사업 탄력…자원순환 모델 구축
우시산의 사업이 출발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막막하기만 했던 사업이 점차 구체화되고 추진력을 얻은 것은 SK이노베이션을 만나면서부터다.
우시산은 2015년 울산 남구청과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가 공동 진행한 '사회적 기업 창업팀' 공모 사업에 선정되며 SK이노베이션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변 대표는 "사회적 기업이고 영세하다 보니 활동을 하기 쉽지 않은데,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홍보·마케팅 지원도 받았다"며 "이 밖에도 많은 사업 관련 아이디어를 제안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시산은 또 2019년 SK이노베이션, 울산항만공사,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유엔환경계획 한국협회와 '해양 플라스틱 저감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안정적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됐다.
울산항만공사는 바다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을 소각 처리하는 대신 우시산에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수거된 폐플라스틱은 세척 뒤 잘게 쪼개져 플레이크(flake) 형태로 가공되고, 불순물 제거와 방사(紡絲) 공정 등을 거치면 원단을 만들 수 있는 실이 만들어진다.
업사이클링을 통해 폐플라스틱 소각에 드는 비용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줄일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울산 주요 항만을 오가는 선사들과도 자원순환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업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 최태원 "사회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새 도전"…신기업가정신 강조
우시산이 지난해 수거한 폐플라스틱은 40.3t으로 500mL 생수병 14만개에 해당한다.
또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폐플라스틱 102t을 거둬 새로운 제품으로 생명을 불어넣었다.
이런 활동으로 이산화탄소 239만7천t을 상쇄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는 30년생 편백나무를 4만625그루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
우시산의 제품은 울산, 부산, 대구 지역의 우시산 매장과 국립중앙박물관, 울산박물관 등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어 매년 11명씩을 채용하는 지역 고용 창출로도 이어졌다. 우시산은 고령자, 장애인, 청년 채용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우시산의 활동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 행동 변화, 지역 연대와 친환경적 일상 조성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올해 3월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출범 1주년을 맞아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시산의 활동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최 회장은 우시산의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신기업가 정신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물론 사회가치를 창출하면서 기업가치도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확대됐다"며 "봉사와 기부활동뿐 아니라 사회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새로운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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