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입자가속기 건설 美 프로젝트 3개월만에 좌초

입력 2023-09-15 05:39  

세계 최강의 입자가속기 건설 美 프로젝트 3개월만에 좌초
지난 2월 굴착작업 착수 후 3개월만에 노동자 추락사고로 중단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국립 가속기 연구소 '페르미랩'(FermiLab)이 연방 에너지부 예산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를 투입해 추진 중인 최신 입자 가속기 구축 공사가 예상치 못한 사고로 4개월째 중단 상태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시카고 교외도시 바타비아에 소재한 페르미랩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입자 가속기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지난 2월 굴착작업과 함께 시작됐으나 3개월만인 지난 5월 현장에서 철공노동자 추락 사고가 발생하며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 와중에 사고를 당한 제임스 대니얼스(46)는 최근 관할 쿡카운티 법원에 페르미랩 운영을 대행하는 '페르미 리서치 얼라이언스'(FRA)와 시공업체·하청업체 등을 상대로 피해보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트리뷴은 에너지부가 지난 6일 공개한 사고 조사 결과 보고서를 인용, "대니얼스는 공사에 투입된 첫날인 지난 5월 25일 신설 벽체에 철근을 고정하러 올라갔다가 발을 헛디뎌 7m 아래 콘크리트 슬라브 위로 떨어졌다"며 "의식을 잃고 두개골 골절·척추 및 갈비뼈 골절·폐 허탈 등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대니얼스는 5주간 입원 치료를 받고 이후 최근까지 두달여를 재활센터에서 보냈다.
사고 보고서는 "FRA와 시공업체 및 하청업체가 공사 현장에 필요한 안전 조치를 제대로 설치·확인하고 이행하는데 실패했다"며 "추락 저지 시스템이 있었으나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송 대리인 마이클 피셔 변호사는 "대니얼스는 이번 사고로 평생 장애를 안게 됐다"며 "그가 철공노동자로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대니얼스는 소송비용을 제외한 5만달러(약 6천700만 원)를 피해보상금으로 요구했으며 아내 제럴딘 대니얼스도 배우자의 부상이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을 근거로 별도 소송을 제기했다.
트리뷴은 '양성자 개선 계획 II'(Proton Improvement Plan-II)로 이름붙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 최고의 입자물리학 연구소 페르미랩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고에너지 중성자빔을 생성하는 새로운 초전도 선형 가속기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우주 생성 비밀의 열쇠를 쥔 '유령 입자' 중성미자 연구에 획기적 진전을 불러올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작년 4월 이 프로젝트를 정식 승인하고 의회에서 예산을 책정받았다. 이어 페르미랩은 작년 12월 일리노이주 건설업체 '휘태커 건설'(Whittaker Construction)과 공사 계약을 맺고 휘태커는 하청업체들을 선정했다.
사고를 당한 대니얼스는 철골 시공업체 '해리스 리바 플레이싱'(Harris Rebar Placing)의 직원으로 알려졌다.
휘태커 건설 측은 "공사 재개를 원하지만 이에 앞서 취해야 할 조치들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트레이시 마크 페르미랩 대변인은 "단계적으로 공사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공사 재개 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적절한 절차를 밟기 위해 시공업체, 에너지부 페르미 현장 사무소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리뷴은 "마크 대변인은 소송에 대한 언급은 거절했으며, 현재로서는 공사 재개 목표일도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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