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 "분쟁지역 내 유엔 인권감시 활동 수일 내 허용"

입력 2023-09-29 22:06  

아제르 "분쟁지역 내 유엔 인권감시 활동 수일 내 허용"
아르메니아계 자치세력 고위 인사들 잇단 체포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터전을 버리고 대거 떠나고 있는 자국 내 분쟁지역에 유엔 전문가들의 인권 감시활동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현지시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수일 내에 유엔 전문가 그룹이 방문하는 것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이지만 주민은 아르메니아계가 대다수인 지역이다.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은 1991년 자칭 공화국을 세우고 군대를 운영하며 아제르바이잔과 여러 차례 무력 분쟁을 빚었다.
지난 19일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일대를 공습하자, 30년 넘게 무력으로 맞서며 지역을 지켜온 자치세력은 사실상 아제르바이잔에 통제권을 뺏겼다.
신변 안전에 위협을 받는다고 느낀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대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정부는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떠나 자국으로 입국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수가 9만3천명 가까이 된다고 밝혔다.
아르메니아계 주민 12만명 가운데 77% 이상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떠난 셈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계 자치세력의 군대가 무장을 해제하면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보복과 열악한 처우를 우려한 주민들의 피난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피난 규모가 갈수록 커지자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인권 현실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유엔의 인권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7일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통화에서 유엔의 인권 감시 활동을 허용할 것을 요청했고,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인권 모니터링에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이 이날 유엔 전문가 그룹의 방문을 허용하겠다고 한 것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피난을 막아서지는 않지만, 자치세력 고위 인사들에 대해서는 체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국경수비대는 나고르노-카라바흐 내 아르메니아계 자치세력의 자칭 아르차흐 공화국 군대 사령관이었던 리본 므나차카니안 전 중장을 이날 체포했다.
2015년부터 3년간 사령관을 맡았던 그는 아르메니아로 입국하려다 국경 검문소에서 붙잡혔으며 수용 시설로 옮겨졌다.
아제르바이잔 수사당국은 지난 27일 국경 부근에서 아르차흐 공화국 전 국무장관 루벤 바르다니안을 체포하기도 했다. 당국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바르다니안을 구속하고 테러 지원 혐의를 조사 중이다.
바르다니안에게 테러 지원 혐의를 적용한 것은 아제르바이잔이 불법 단체로 보고 있는 자치세력 군대 등에 바르다니안이 자금을 댔다고 의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르메니아계 자치세력 고위 인사를 상대로 한 잇따른 신병 확보는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통제권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쥐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prayer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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