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류허보다 훨씬 힘세진 '시진핑 경제 책사' 허리펑

입력 2023-10-05 15:38  

전임 류허보다 훨씬 힘세진 '시진핑 경제 책사' 허리펑
금융·부동산 등 넘어 美·EU와 '디리스킹' 담판도 주도…경제분야 핵심 '시자쥔'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 역할을 하는 허리펑 부총리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여서 주목된다.
미·중 간 경제·안보 갈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과 유럽연합(EU) 간에 전기자동차 분쟁에 이어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이슈마저 불거지는 상황에서 허 부총리가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시진핑 '집권 3기'가 시작된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지명된 허 부총리는 애초 관할 영역이 금융·부동산 분야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어느새 미국은 물론 EU, 프랑스, 독일과의 경제·무역 협상도 담당하고 있다.
실제 허 부총리는 지난 7월 6∼9일 중국을 찾았던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마주 앉았으며, 지난 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3차 중국·독일 고위급 금융 대화에서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장관과 마주 앉아 25개 항목 금융 협력 강화에 합의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최대 경제·안보 현안이라고 할 첨단반도체·양자컴퓨팅·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디리스킹과, 이에 이은 유럽의 디리스킹 공세 차단 협상도 허 부총리가 이끄는 형국이다.
EU는 중국산 전기차를 겨냥해 반(反)보조금 조사를 예고한 데 이어 반도체·AI·양자컴퓨팅·바이오 등 4대 첨단기술의 중국 이전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중국은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인 독일과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EU 공세를 약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허 부총리가 선진국들과 경제 협상에서 중국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으며, 이전 시 주석 경제 책사로 불린 류허 전 부총리와 비교할 때 무역 분야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 등은 독일과 금융 대화 소식을 전하면서 허 부총리 직함을 영문으로 '인솔자'(lead person)로 소개했다. 이들 매체는 앞서 옐런 장관과 담판 때엔 중문으로 '중·미 경제·무역의 중국 측 선도인(牽頭人)'으로 그를 표현한 바 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산하에 허 부총리 이외에 딩쉐샹 상무 부총리, 장궈칭·류궈중 부총리가 있다. 이 중 딩쉐샹은 중국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의 7인 상무위원 중 한 명이다. 나머지 3명은 국무위원급 부총리다.
주목할 대목은 외부로 공개된 부총리 4명의 업무 분장 규정은 없지만, 제조와 기술 분야를 제외하고 허 부총리 관장 영역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허 부총리는 광둥성 출신으로, 1980년대 시 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샤먼시 정부 판공실 부주임으로 일하며 인연을 맺어 40년 이상 친분을 이어왔다.



이런 이유로 경제 분야의 핵심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 그룹) 멤버로 꼽힌다.
샤먼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재정학 전공)를 받은 허 부총리는 수력발전소 근로자는 물론 지방과 중앙의 경제 관료, 각종 외교무대 배석자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갖췄다.
2014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을 거쳐 2017년 주임(장관급)으로 발탁돼 중국 거시 경제 정책을 총괄했다. 시 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했다.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의 셰마오쑹 선임연구원은 SCMP에 "허 부총리가 중국의 모든 경제·금융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도록 함으로써 중국이 선진국과의 무역·투자 관계를 더 잘 다룰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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