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여성차별 연구 골딘, 경제학계 유리천장 깬 주인공

입력 2023-10-09 20:35  

노동시장 여성차별 연구 골딘, 경제학계 유리천장 깬 주인공
하버드대 경제학과 첫 여성 종신교수…노벨경제학상 3번째 여성 수상자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클로디아 골딘(77·여)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평생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겪는 불평등 문제를 탐구하면서 자신도 경제학계의 '유리천장'을 깨온 인물로 평가된다.
1946년 뉴욕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골딘은 코넬대 경제학과를 나와 시카고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위스콘신대, 프린스턴대, 펜실베이니아대를 거쳐 1990년 하버드대 경제학과로 옮기면서 이 학과의 첫 여성 종신교수가 됐다.
그는 당초 남북전쟁 등 미국 경제사를 연구하다가 여성 노동자 문제가 기존 연구에서 간과돼 왔다는 점을 발견하고 성별 소득 격차 등 노동시장의 여성 차별 문제 연구에 집중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 노벨경제학상 발표문에서 "여성들이 세계 노동시장에서 엄청나게 과소대표돼 있고 일할 때도 남성보다 적게 번다"며 "골딘은 저인망식으로 기록을 뒤져 미국의 200년간 이상 데이터를 수집, 소득과 고용률의 성별 격차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왜 변화해왔는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역사에서 남녀 소득 격차의 변화를 분석하고 피임약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내면서 여성 노동경제학을 천착하는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발돋움했다.
이런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2013년 골딘 교수는 미국 경제학계를 대표하는 미국경제학회(AEA)의 회장직에 올라 앨리스 리블린(1986), 앤 크루거(1996)에 이어 3번째로 AEA의 여성 회장이 됐다.
또 이번에도 엘리너 오스트롬(2009년), 에스테르 뒤플로(2019년)에 이어 역대 3번째 여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됐다.
그는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동료로서 유명 경제학자인 13살 연하의 로런스 카츠(64) 교수와 결혼, '교육과 기술의 경주'(2008)와 같은 책을 함께 쓰기도 했다.
그는 평생 천착해온 여성의 노동시장 문제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책 '커리어 그리고 가정: 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기나긴 여정'(2021)에서 100여년간 미국의 대졸 여성들을 다섯 세대로 나누어 성별 소득격차를 추적했다.
그는 소득격차의 3분의 2가 남녀 간 직업 차이가 아닌 같은 직업 안에서 발생하며, 그런 격차의 주요 요인은 출산이라는 결론을 제시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선정 위원회 의장인 야코브 스벤손은 "노동에서 여성의 역할을 이해하는 건 사회를 위해 중요하다"면서 "골딘의 획기적 연구 덕분에 우리는 (성별격차의) 근본적 요인과 앞으로 해결해야 할 장벽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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