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현장] 예루살렘 시민들 "新IS 확인했다…무고한 가자주민 다쳐선 안돼"

입력 2023-10-12 09:30   수정 2023-10-12 20:35

[이·팔 전쟁현장] 예루살렘 시민들 "新IS 확인했다…무고한 가자주민 다쳐선 안돼"
"여성·아이 살해한 하마스 용서 못해, 뿌리 뽑아야"…'주민 안전 위험' 하마스 대응 딜레마도
"하마스 없으면 팔레스타인과 평화로운 공존 가능"…일각선 "군사력 통해 힘 보여야"
"'사법부 무력화' 복무 거부 저항자들, 평화위해 모두 총들어…전후 이스라엘 큰 변화 올수도"

(예루살렘=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전장과 멀리 떨어진 대도시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또 이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과 다른 아랍권 국가와의 평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가하고 이스라엘이 이를 '전쟁'으로 선언한지 닷새째를 맞은 11일(현지시간),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서예루살렘의 유대인 전통시장 마하네 예후다와 중심가인 벤예후다 등에서 시민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
인터뷰에 응한 예루살렘 시민들은 연령과 직업, 정치 및 종교적 성향에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민간인을 학살한 하마스의 행동에 큰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공히 민간인을 살해한 하마스를 테러세력으로 규정하고 철저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동시에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의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과 다른 아랍권 국가와의 관계 개선과 평화로운 공존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다음은 예루살렘 시내 한복판에서 들은 시민들의 목소리다.


◇ 예후다 아즈라드(52·관광업)
아이와 여성을 그것도 참수 등 잔혹한 방법으로 죽이는 것은 아이시스(ISIS·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나 하는 짓이다.
이번에 전 세계는 하마스라는 '새로운 아이시스'를 확인했다. 세계는 그동안 (하마스와 반복하는) 우리를 이해하지 못했고 우리의 손을 묶었다. 하지만 이번에 세계가 하마스의 만행을 보고 눈을 떴으며 우리의 손을 묶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 군대가 해야 할 일은 하마스를 없애고 이 지역에서 뿌리 뽑는 것이다. 하마스는 가자지구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전체에 퍼져 있고 레바논에도 있다. 예루살렘 거리에는 유대인도 있고 아랍인도 자유롭게 다닌다.
(하마스 같은 테러 세력만 없다면) 우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1개 국가로 있든 2개 국가로 분리되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우리는 아랍권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테러 세력은 죽이고 뿌리 뽑아야 한다.


◇ 샬롬 레이히만(58·셰프)
하마스가 아이들과 여성, 또는 일가족을 살해하고 참수하는 영상을 봤다.
그들은 키부츠에 들어가 수백명을 학살했다. 그런 행동은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고 테러라고 부른다. 전쟁의 진정한 의미에 따른 행동이었다고 하면 존중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마스의 이번 행동은 살인을 위한 살인일 뿐이다.
불과 10분 전에도 하마스가 쏜 로켓이 병원에 떨어졌다. 이런 상황이 나에겐 괜찮지 않다. 이런 일을 하는 하마스를 뿌리 뽑아야 하지만 그러려면 무고한 가자지구 주민들이 위험하다. 따라서 하마스 대응은 쉽지 않은 문제가 될 것이다.
하마스는 그동안 천문학적인 규모의 외부 지원금을 받았지만, 대학을 짓고 병원을 세우는 등 가자지구를 이롭게 하는 데 쓰지 않았고, 터널과 무기 등 파괴를 위한 수단을 만드는 데 썼다.
독립 국가를 추구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달리 하마스는 우리와 평화를 위해 대화하려 하지 않고 파괴하려고만 하기 때문에 대화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이번 전쟁이 끝나면 이 나라에 큰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 올 한해 이스라엘에서는 많은 사람이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저항했고 예비군들은 복무 거부 선언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저항하던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지금 모두 국가의 부름을 받고 총을 들었다. 이런 점을 보면 전쟁 후 이스라엘에 큰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


◇ 이갈 도론(49·컴퓨터 관련 사업가)
나는 인터넷은 물론 이스라엘, 서방 등의 매체를 꼼꼼하게 챙겨보면서 이번 사건을 선입견 없이 바라보려 했다.
하지만 민간인을 그것도 잔혹하게 살해한 행동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할 수 없는 테러 행위일 뿐이다. 따라서 테러를 자행한 하마스는 반드시 응징해 부숴버려야 한다.
하마스는 뿌리뽑되 무고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다치거나 고통을 받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 또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는 하마스를 뿌리 뽑게 된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 문제도 제대로 논의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에 역사상 가장 강경한 우파 정부가 있지만 평화를 위해서라면 시민의 힘이 걸림돌들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정상화를 통한 '아브라함 협약' 확장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미리(여·53·여성 및 빈민 운동가. 사진 촬영은 거부)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국경을 넘어와서 군인도 아닌 어린아이와 여자 등 민간인을 죽인 건 아주 몹시 나쁜 행동이다.
우리 군대와 정부는 하마스를 철저히 파괴해야 한다. 이번 테러를 통해 하마스는 인간이라기도 짐승에 가깝다는 걸 느꼈다. 그들과 평화를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해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 정부가 아랍권 국가들과 관계를 정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나는 아랍권 국가들이 말하는 평화를 믿지 않는다. 그들은 항상 우리를 공격했다. 따라서 그들은 우리와 평화를 논의할 파트너가 아니다. 그들이 우리의 의도를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평화 중동의 평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군사력을 통해 힘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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