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지상전 초읽기…'첨단전력 vs 땅굴 게릴라전' 전망

입력 2023-10-12 17:58   수정 2023-10-12 19:18

[이·팔 전쟁] 지상전 초읽기…'첨단전력 vs 땅굴 게릴라전' 전망
하마스 수백㎞ 방대한 터널 거점으로 지뢰·부비트랩·인질 동원할 듯
이스라엘군 압도적 공군·기갑전력·시가전 대비에도 인명피해 우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하면서 가자지구 지상전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공군력과 기갑 전력, 고도의 시가전 훈련을 거친 병력에 하마스가 지하터널 망 중심의 게릴라전으로 맞서는 양상이 예상된다.
우선 하마스 측의 최대 무기로는 사방팔방으로 얽혀 있는 복잡하고 방대한 지하터널이 꼽힌다.
이스라엘군은 2014년 마지막으로 가자지구에 진입, 터널 파괴 작전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하마스는 '가자 지하철'로 불리는 수백㎞ 길이의 방대한 터널 망을 구축했고 가공할 양의 로켓 무기도 축적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하마스의 터널 망 길이는 300마일(약 483㎢)에 달하며, 깊이도 최대 약 40m에 달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널 망이 가자지구 내 온갖 장소와 건물을 거미줄처럼 잇고 있는 데다 수많은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어 사전 정보 없이 접근하면 병력 피해가 불가피하다.
2014년 가자지구 터널 파괴 작전에 참여했고 이번에도 참전하는 한 이스라엘 군인은 가자지구 작전에 대해 "만지는 모든 것이 폭탄일 수 있고 보이는 모든 이가 테러리스트일 수 있다"며 "현실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악몽과 같다"고 FT에 말했다.
게다가 하마스가 납치한 100명 이상의 인질을 터널에 가둬놨을 가능성이 큰 점은 작전 난도를 한층 높이는 요소다.
안보 컨설팅기업 수판 그룹의 테러 전문가 콜린 클라크는 "이런 지형에서 싸우는 것은 극도로 어렵고 터널망에 대해 폭넓은 정보가 필요하지만 이스라엘에는 없을 수 있다"며 "게다가 인질이 관련돼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영국 매체 i뉴스에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도심 요새에 접근하려면 이런 터널과 지뢰, 매복 장소 등으로 구성된 여러 겹의 방어선을 뚫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박격포, 기관총, 대전차무기, 저격수, 자살폭탄 공격 등을 상대해야 한다.
가자지구 주변에 30만명의 병력을 집결시킨 이스라엘군은 우선 하마스에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공군력으로 신속하게 미리 지정된 표적을 타격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상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군은 지상 근처의 초소형 무인기(드론)·공격헬기부터 감시·자폭 드론, 전투기, 가장 높은 고도의 전략 정찰기까지 층층이 공군력을 동원, 공중을 철저히 제압하고 지상전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후 포병을 통해 시가지에 길을 뚫고 3층 높이의 장갑 불도저 등 기갑 전력을 선두로 한 지상군 병력이 이를 지나가는 작전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가자지구 등의 시가전에 대비해 이스라엘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시가전 대비 훈련을 실시해왔다.
이스라엘군은 남부 발라디아에 마련된 약 20㎢ 크기의 훈련시설에 이슬람교 사원 등 600여 동의 건물이 있는 시가지 전문 훈련장소를 마련했다.
여기서 부비트랩이 설치된 문을 피해 옆의 벽을 부수는 전술 등 시가전 특화 전술 훈련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모든 전투 방식 중 가장 치열하고 인명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진 시가전의 특성상 이 같은 준비에도 적지 않은 희생이 불가피해 보인다.
게다가 일정 지역의 터널 파괴 등 목표가 제한적이었던 예전 가자지구 작전과 달리 이번에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완전 근절'을 목표로 내세움에 따라 기간이 얼마나 걸리고 양측의 인명 희생이 얼마나 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FT는 평가했다.
시가전 전문가인 존 스펜서 미 퇴역 소령은 가자지구 지상전에 대해 "시가전의 성질을 바꿀 수는 없다. 부수적 피해가 많을 것"이라며 "매우 유혈이 낭자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하마스의 지난 7일 기습공격에서 큰 인명피해를 낸 가자지구 인근 키부츠(집단농장)들이 이제 이스라엘군의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약 2㎞ 떨어진 이스라엘 중부의 크파르 아자 키부츠는 무장대원 약 70명의 습격을 받아 수십 명이 살해된 곳이다.
이스라엘군 측에 따르면 여기서 절단된 여성과 어린이들의 시신이 곳곳에서 발견됐으며, 몇몇은 참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이 키부츠에는 이스라엘군 병사 수백 명이 지상전 준비를 위해 집결하고 있다.
익명의 한 병사는 WSJ에 "솔직하게 말하겠다. 난 복수를 바란다. 우리는 복수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키부츠가 가자지구 국경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들 키부츠를 하마스에 대한 첫 방어거점으로 간주하고 정부가 안보를 보장한다며 이 지역 거주를 권장해왔는데, 이제 지상전을 위한 군 기지 역할을 하게 됐다.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치열한 교전 끝에 하마스를 격퇴한 이스라엘군 보병여단의 지휘관인 리론 바티토 대령은 지상전을 앞두고 "저 반대쪽(가자지구)에서 벌어질 일은 우리에게 일어난 것보다 10배는 더 나쁠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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