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보란듯 '친구' 시진핑·푸틴의 3시간…美맞서 '중러협력'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에 공감대 형성한 듯…우크라戰·대만문제 서로 지지
"강대국 역할·중러 협조 필수"…글로벌 거버넌스 美중심서 '중러 주도' 의지 피력
(모스크바·베이징·서울=연합뉴스) 최인영 한종구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8일 정상회담은 미국 견제에 맞서 양국간 '긴밀 공조'를 재확인하는 무대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정상회담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상황에 대한 해법 모색을 위해 이스라엘에 도착하기 직전에 이뤄진 것이어서 국제사회가 더 주목했다.
두 정상은 이날 베이징에서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직후 약 3시간가량 마라톤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가장 큰 글로벌 현안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상황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상황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전하고, 러시아는 항상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팔레스타인 주권 국가 설립을 지지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 입장과도 맞닿아 있다. 중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두 국가 방안'(兩國方案)을 거듭 해법으로 강조해 왔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 중국 외교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의 기존 입장을 견지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 정상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에 공감대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인 미국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점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더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여타 현안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력의지를 밝혔다.
모두발언에서도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나의 오랜 친구"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로 부르며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이며, 푸틴 대통령은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세 차례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시 주석은 "강대국 역할을 구현해 양국의 발전과 국제적 공평·정의 수호, 세계 공동 발전에 힘을 보태기를 원한다"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현재의 어려운 조건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긴밀한 외교 정책 협조는 특히 필수적"이라고 화답했다.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강대국인 중러 양국이 함께 손을 잡고 미국의 제재와 압박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시 주석은 또 "러시아와 함께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 유지를 위한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이날 오전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한다"고 언급하며 미국을 향해 '견제구'를 던진 데 이어 러시아를 향해서는 중국에 동참해달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및 기타 다자간 메커니즘에서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며 국제체제를 수호하고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의 구축을 촉진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현재 미국과 서방이 주도하는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를 러시아와 중국 등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양국 정상은 상대국 핵심 현안에 대해서도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확고한 지지 의사도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 인민이 자주적으로 선택한 민족 부흥의 길을 가고 국가 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하게 비판하는 서방 국가들과 다른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세계에 중국은 하나뿐이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언급,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 등으로 중국과 갈등 중인 미국과 달리 러시아는 대만이 중국 영토라는 중국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j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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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에 공감대 형성한 듯…우크라戰·대만문제 서로 지지
"강대국 역할·중러 협조 필수"…글로벌 거버넌스 美중심서 '중러 주도' 의지 피력
(모스크바·베이징·서울=연합뉴스) 최인영 한종구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8일 정상회담은 미국 견제에 맞서 양국간 '긴밀 공조'를 재확인하는 무대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정상회담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상황에 대한 해법 모색을 위해 이스라엘에 도착하기 직전에 이뤄진 것이어서 국제사회가 더 주목했다.
두 정상은 이날 베이징에서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직후 약 3시간가량 마라톤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가장 큰 글로벌 현안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상황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상황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전하고, 러시아는 항상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팔레스타인 주권 국가 설립을 지지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 입장과도 맞닿아 있다. 중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두 국가 방안'(兩國方案)을 거듭 해법으로 강조해 왔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 중국 외교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의 기존 입장을 견지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 정상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에 공감대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인 미국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점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더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여타 현안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력의지를 밝혔다.
모두발언에서도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나의 오랜 친구"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로 부르며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이며, 푸틴 대통령은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세 차례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시 주석은 "강대국 역할을 구현해 양국의 발전과 국제적 공평·정의 수호, 세계 공동 발전에 힘을 보태기를 원한다"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현재의 어려운 조건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긴밀한 외교 정책 협조는 특히 필수적"이라고 화답했다.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강대국인 중러 양국이 함께 손을 잡고 미국의 제재와 압박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시 주석은 또 "러시아와 함께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 유지를 위한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이날 오전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한다"고 언급하며 미국을 향해 '견제구'를 던진 데 이어 러시아를 향해서는 중국에 동참해달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및 기타 다자간 메커니즘에서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며 국제체제를 수호하고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의 구축을 촉진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현재 미국과 서방이 주도하는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를 러시아와 중국 등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양국 정상은 상대국 핵심 현안에 대해서도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확고한 지지 의사도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 인민이 자주적으로 선택한 민족 부흥의 길을 가고 국가 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하게 비판하는 서방 국가들과 다른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세계에 중국은 하나뿐이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언급,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 등으로 중국과 갈등 중인 미국과 달리 러시아는 대만이 중국 영토라는 중국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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