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규모 작년 3분의 1 축소…WB 3.5%·IMF 2% 성장 전망
도시 재건·재정 적자·노동력 부족 등 많은 과제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인기 있는 빵집인 자베르타이로는 지난해 러시아군이 침공하자 영업을 중단하고는 군인들을 위해 무료 샐러드와 커피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에게 이를 위한 지원을 호소해 약 4만달러(5천400만원)도 모았으나, 키이우 주변의 전투가 격렬해지고 또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결국 재정 상태는 붕괴했다.
그러나 올봄, 키이우 내 생활이 전시 상황에 점점 적응해 거의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이 빵집도 어렵게 영업을 재개했다. 손님도 늘었고 키이우에 2호점도 열게 됐다.
이 빵집의 사례처럼 우크라이나 경제가 전쟁에 적응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하기도 하지만,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의 재건이나 늘어나는 재정 적자, 징집과 해외 이주에 따른 노동력 부족 등 많은 과제도 여전하다는 평가다.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경제 규모는 지난해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 이후 3분의 1까지 줄었을 정도로 취약하지만, 세계은행(WB)은 올해 약 3.5% 성장을 전망한다.
이러한 성장은 국내 소비 증가와 함께 해외의 꾸준한 재정지원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의 전쟁 이전 회복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고 현재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만큼 전망도 불확실하나 경제 회복력과 상대적 안정성이 유지됐고 소비자와 투자자 신뢰가 높아졌다고 말한다.
키이우의 투자은행 드래건 캐피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올레나 빌란은 NYT에 "우크라이나 경제는 전쟁에 적응하고 있다"며 사람들도 저축하는 분위기에서 이제 여유가 늘면서 더 지출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의 민간 소비가 지난해 4분의 1 이상 감소한 후 올해에는 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 공습의 위험은 여전하지만 전투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키이우나 중남부의 드니프로 같은 도시에서는 고객들이 다시 문을 연 레스토랑으로 돌아가고 쇼핑을 재개하고 있다.
주민들은 필수품은 아닐지라도 일상을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의류와 다른 품목들을 구입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애국심 차원의 소비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전망의 상향 조정도 나타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주 우크라이나의 올해 총생산이 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애초 예상한 3% 축소보다는 크게 상향된 내용이다.
철강 생산의 20%를 담당하는 남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가 파괴되고 전시 경제로 생산량이 부풀려지는 경향도 있지만 전력 등 다양한 문제에 적응하는 당국의 역량이 경제 안정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빌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전기 부족 현상은 없었다"며 "그것이 생산량을 늘린 첫 번째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에는 11만MWh 이상의 전력을 수출했는데, 이는 전쟁 이전의 수출과 비교하면 일부에 불과하지만 올해 들어 월별로는 최대 규모다.
러시아의 흑해 봉쇄 시도를 우회하는 새로운 무역로의 개방 또한 농산물 수출의 반등에 도움이 됐다. 농산물 수출은 전쟁 전 우크라이나 외화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의 전체 수출이 올해 계속 줄다가 내년 15%, 2025년에는 30%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내년에 정부 지출의 절반 이상인 약 460억달러(62조4천억원)가 국방에 투입되는 등 재정적자는 국가 전체 생산량의 21%에 달하고, 최대 재정 지원국인 미국의 관심이 중동으로 쏠리는 것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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