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리거나 대출 중단'…2금융권, 고금리 시대 '진퇴양난'

입력 2023-10-22 06:11  

'금리 올리거나 대출 중단'…2금융권, 고금리 시대 '진퇴양난'
시장금리 상승에 카드사 대출금리도 올라…부실 확대 우려
'서민 급전 창구' 저축은행·대부업은 역마진 발생에 '개점 휴업'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채새롬 오지은 기자 =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늘어나자 신용카드사와 저축은행, 대부업 등 제2금융권 대출금리 또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과 대부업은 금리 상한선에 걸려 역마진 우려가 생기자 아예 대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제2금융권 전반적으로 적극적으로 돈을 빌려주기도 어렵거니와 빌려줄 경우 높아진 금리로 부실이 확대되는 '진퇴양난' 상황에 놓인 셈이다.

◇ 카드사, 10월 단기카드대출·결제성 리볼빙 금리 올라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롯데·현대·신한·삼성·비씨·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10월(9월 말 기준)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7.51%로, 전달(17.46%) 대비 0.05%포인트(p)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가 18.26%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카드(18.09%)와 롯데카드(18.08%) 등도 18%대를 나타냈다.
이어 신한카드(17.83%), 삼성카드[029780](17.51%), 비씨카드(17.27%), 현대카드(16.82%), 우리카드(16.21%) 등의 순이었다.
8개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 역시 9월 16.37%에서 10월 16.55%로 0.18%p 뛰었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다.
결제대금 중 일부를 연체 없이 상환 연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자가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가까워 소비자에게 부담이 된다
다만 단기카드대출이나 결제성 리볼빙과 달리 상환기간이 긴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평균 금리는 9월 14.10%에서 10월 14.07%로 0.03%p 하락했다.
채권 발행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데 통상 3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카드론 금리 역시 향후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 대출 금리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때문이다.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다 보니 카드사들은 카드채를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소비자에게 빌려준다.
8대 카드사들의 조달금리(카드채 3년물 평균금리)는 8월 평균 4.42%에서 10월 4.65%로 두 달 새 0.23%p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카드채 3년물 평균금리는 올해 초 4%대에서 3월 이후 3%대로 내려갔다가 5월 4%대로 다시 진입한 뒤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카드사의 높아지는 대출금리는 향후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져 카드사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비교적 저금리의 은행과 달리 카드사의 경우 대출금리가 높다 보니 고금리 시대 먼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카드업계의 연체율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지난 6월 말 기준 카드사의 연체율은 1.58%로 전년 말보다 0.38%포인트(p) 상승했다.
신용판매 연체율은 0.87%로 전년 말보다 0.22%p, 카드대출 연체율은 3.67%로 0.69%p 올랐다.
카드대출 연체율은 이미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지난 6월 말 기준 106.4%로 모든 카드사가 100%를 넘었다.
하반기 카드채 평균금리 상승으로 카드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당분간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하반기 들어 카드사들에 부실채권 매각,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를 지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여전채 발행 시장 및 카드사 유동성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 조달비용 높은데 금리는 제한…대출 줄이는 저축은행·대부업
저축은행과 대부업은 아예 대출 규모를 줄이고 있다.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반면 법정 최고금리(20%)는 정해져 있다 보니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돈을 빌려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3조3천43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조1천317억원)와 비교해 45.47% 줄었다.
올해 상반기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31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곳 감소했다.
민간 중금리 대출은 신용 하위 50% 개인 대출자를 위한 제도로, 업권별 금리상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6.0%, 지난해 하반기 16.3%, 올해 상반기 17.5%, 올해 하반기 17.5%로 금리 상한이 올라갔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민간 중금리 대출의 경우 대출 금리 상한이 17.5%로 제한돼 조달비용 상승분만큼 금리를 올릴 수 없어 대출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도권 내 마지막 대출 창구인 대부업도 대출 규모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나이스(NICE) 신용평가회사(CB) 기준 대부업체 69개사가 내준 신규대출 규모는 950억원으로 전년 동월(3천66억원) 대비 2천116억원(69.02%) 감소했다.
대부금융협회 신용대출상품 금리비교를 보면 30개사 중 26개사가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로 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대부업권은 주로 캐피털이나 저축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한다.
지난해 이후 조달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차주들의 상환능력 악화로 연체율은 상승, 대손비용이 늘면서 대출원가가 법정 최고금리를 상회하는 경우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역마진이 발생하자 대부업권은 신규대출을 중단하거나 취급 규모를 이전보다 줄였다.

'서민 급전 창구'인 대부업이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금융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지자 아예 법정 최고금리를 높이거나 기준금리에 연동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최고금리를 올리면 어려운 분들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의견도 있어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srchae@yna.co.kr, buil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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