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류허, 여전히 시진핑 경제책사…서방대표 조용히 만나"

입력 2023-10-24 10:57  

"'은퇴' 류허, 여전히 시진핑 경제책사…서방대표 조용히 만나"
홍콩매체 "3월 공식 은퇴 후에도 중앙재정경제위 판공실 주임 계속 유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지난 3월 공식 은퇴한 류허(71) 전 중국 부총리가 여전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 역할을 하며 중국을 찾는 서방 고위 대표들을 조용히 만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특히 류허가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공산당 중앙재정경제위원회 판공실 주임 자리는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앞서 지난 6월에도 류허가 여전히 중국 정부의 경제·금융 내부 회의에 참석하며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류허가 중앙재정경제위 판공실 주임 자리에서도 물러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은 "현재 소식통들은 그와 다르게 말한다"며 "류허가 언제 현 국무원 부총리인 허리펑에게 바통을 넘겨줄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소식통들은 류허가 더 이상 부총리나 정치국원이 아님에도 다른 경제·금융 회의에도 참석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중국은 자국 정치에서 실제 의사 결정권을 쥔 당 기구의 구성과 일상적인 활동을 거의 공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중앙재정경제위 회의를 주재하면서 해당 위원회가 "막대한 책임이 있고 핵심 경제 지침을 만드는 데 계속해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해당 위원회에 당 중앙농촌공작영도소조가 편입되면서 위원회의 권한이 더욱 강화됐다.
SCMP는 "류허가 대중의 시선에서는 사라졌지만 베이징을 찾는 외국 고위 대표들에게는 여전히 만나야 하는 사람으로 남아있다"면서 "베이징을 찾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일부 유럽 지도자들은 모두 그와의 만남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고 해당 만남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경제를 책임질 일련의 고위 관료들이 새롭게 임명됐지만 소식통들은 류허가 완전히 은퇴할 것이라는 신호가 없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린 류허는 하버드대 출신의 미국통이자 친시장 개혁주의자로 불린다.
그는 중국 고위 관료의 은퇴 연령인 68세를 훌쩍 넘긴 까닭에 지난 3월 출범한 시진핑 집권 3기 지도부에서는 이름이 빠졌다.
하지만 중국이 1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류허가 여전히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자 중국 안팎에서 환영받고 있다고 SCMP는 짚었다.
많은 이들은 류허가 위기에 대처할 줄 아는 신뢰할 만하고 노련한 사람이라 여기며, 외국 기업들은 류허가 글로벌 경제를 잘 이해하는 친시장 개혁주의자라고 본다는 설명이다.
또한 류허가 은퇴 연령을 넘긴 후에도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은 시 주석이 당의 전통과 관습에 덜 얽매인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SCMP는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중국 경제가 복잡하고 어려운 도전들에 직면한 때에 고위 관료 간 업무 분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지난 3월 금융 부문에 대한 영도(지도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신설한 중앙금융위원회(당 중앙금융위)가 아직 첫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당시 중앙금융위는 "금융 업무에 대한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강화하기 위해 신설한다"고 발표됐다.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 중심으로의 결정 권한 집중을 의미한다. 해당 위원회는 지난 3월 부총리로 발탁된 허리펑이 지휘하며 지난달 업무를 개시했다.
SCMP는 류허가 이끄는 중앙재정경제위와 허리펑이 맡은 중앙금융위 간 책임이 어떻게 나뉘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측통들은 지도부가 정책 우선순위와 방향을 제시할 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 전회)가 언제 열릴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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