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O 결정 D-30] ③ 리야드·로마 꺾을 부산의 '필승 전략'은

입력 2023-10-27 14:01  

[EXPO 결정 D-30] ③ 리야드·로마 꺾을 부산의 '필승 전략'은
"'집토끼' 지키고 '산토끼' 잡는다"…민관 막바지 유치 총력전
1차투표서 사우디 '3분의 2 획득 저지'…양자대결 2차투표서 '진검승부'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김동규 기자 =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준비된 부산' 지지표를 단 한 장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민관의 막바지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오는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현재의 대략적 판세가 어떤지에 관심이 쏠린다.
2030 엑스포 유치에 도전한 도시는 한국의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3곳이다.
27일 정부와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2030 엑스포 유치전의 현재 판세는 기본적으로 사우디와 한국이 강하게 경합하고, 이탈리아가 따라붙는 '2강 1중' 구도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는 한국보다 먼저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오일 머니'를 앞세워 개도국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한국은 기본적으로는 사우디의 우세 흐름을 전제로 '필승 전략'을 짜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부산 엑스포 민관 유치위는 1차 투표에서 승부가 나지 않고, 당일 곧바로 진행되는 2차 투표까지 가야 최종 개최지가 가려질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은 BIE의 개최지 선정 투표 방식의 특징 때문이다.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은 182개(10월 27일 현재) BIE 회원국 정부가 지정한 대표들이 파리에 모여 비밀 전자 투표 방식으로 한 표씩 행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처럼 후보지가 3곳이면 첫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을 얻은 곳이 나오면 곧바로 개최지가 결정된다. 즉 182개 회원국을 기준으로 부산, 리야드, 로마 중 어느 한 곳이 '122표 이상'을 획득하면 곧바로 개최지로 선정된다.
그러나 3분의 2 이상 득표 도시가 없으면 3위 도시를 탈락시키고, 1∼2위만 남기고 다시 투표를 진행한다. 여기서는 단순히 득표수가 많은 도시가 이긴다.



1∼2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결선 투표까지 가면 탈락한 3위 도시 지지표의 향배가 무척 중요해진다.
따라서 부산 엑스포 유치위는 1차 투표 때 우선 사우디가 3분의 2 이상 표를 획득하는 것을 저지하고, 2차 결선 투표에서 이탈리아 지지표를 대거 흡수해 이기는 시나리오를 유력한 '필승 전략'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경제력을 앞세워 군소 개도국 표까지 최대한 확보, 1차 투표에서 3분의 2를 넘는 지지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엑스포 유치위의 이 같은 전략은 나름의 정세 판단에 기초한 것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부산은 서방 선진국 국가들 사이에서 지지세가 비교적 공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탈리아가 1차 투표에서 탈락해 한국과 사우디만 남게 되면 유럽 국가 표 다수가 한국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원유 감산에 들어가 국제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로 인해 '혹독한 겨울'을 겪은 유럽에서는 사우디를 향한 '원성'이 높아진 상황이기도 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유럽 국가들이 1차 투표 때는 당연히 같은 EU 회원국인 이탈리아를 지지할 수밖에 없지만, 2차 투표로 가면 자유롭게 한국을 지지할 수 있다"며 "유럽 표가 사우디로 갈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유치위는 내부적으로 BIE 회원국들을 '확실한 한국 지지', '한국 지지 전망', '중립 또는 이탈리아 지지', '사우디 지지 전망', '확실한 사우디 지지' 등 5개 그룹으로 나눠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치위는 한국을 지지하는 '집토끼'는 지키고, 중립 또는 사우디 지지 성향의 '산토끼'를 잡겠는 데 초점을 맞춰 막바지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는 아프리카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민·관 경제 사절단을 활발히 파견해 대상 국가가 희망하는 '맞춤형 경제협력 강화 패키지'를 제안하고 있다.
경쟁국인 사우디를 자극할 것을 우려해 정부가 대외적으로 '광고'를 하지는 않지만, 일련의 활동은 부산엑스포 유치전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기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엑스포 유치 지원에 참여한 정부 관계자는 "투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우디 지지표를 한 장 갖고 오면 나는 한장을 얻고, 상대방은 한 장을 잃어 실제 2표를 얻는 효과가 난다"고 전했다.
정부는 부산엑스포 유치 성사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글로벌 시장과 엑스포가 우리 것이라고 확신하고 몸을 던져 뛰면 우리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 참여하고 있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본다"며 "막바지 유치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우리가 유치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cha@yna.co.kr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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