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학자 "리커창, 중국판 레이거노믹스로 민생·경제발전 도모"

입력 2023-10-27 17:47  

中 학자 "리커창, 중국판 레이거노믹스로 민생·경제발전 도모"
경제개혁·시장개방 등 '리커노믹스' 앞세워…소규모 경제 발전 촉진 애써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27일 사망한 리커창(68) 전 중국 총리는 개혁과 시장 개방을 통해 중국 민생과 경제 발전을 추동하고자 노력한 인물로 평가된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리 전 총리가 2013년 3월 총리에 선출된 직후 영국계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가 중국 경제 발전에 대한 그의 구상을 '리커노믹스(Likonomics)'로 불렀다고 소개했다.
바클레이스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황이핑이 명명한 리커노믹스는 대규모 부양 지양,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구조 개혁이라는 3개의 키워드로 집약되며 그 핵심은 권한의 시장 이양으로 정의됐다.
그러나 리커창은 리커노믹스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없으며 그가 총리 취임 이후 경제 관련 행보와 발언들을 토대로 추론된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리커노믹스가 1980년대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추진했던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와 공통점이 많은 것으로 본다고 성도일보는 짚었다.
강한 미국과 경제 회복을 위해 레이건 대통령이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추진한 이 정책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단기 자극을 지양하는 대신 정부 지출 삭감, 소득세 대폭 감세,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 완화, 안정적인 금융 정책을 근간으로 삼았다.
미국은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해 미국 경제를 활성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우징롄은 "경제 개혁, 정부의 기능 전환, 시장 개방의 3대 요소가 리커노믹스의 본질적인 내용"이라고 정의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아 일자리를 잃게 된 서민들을 위해 '노점 경제'를 주창한 것도 리커노믹스의 단면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리커창은 2020년 6월 산둥성 옌타이의 노점상을 방문해 "노점 경제와 소규모 경제는 중국의 중요한 일자리 근원이며, 가오다상(高大上·고급과 첨단을 의미)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생기"라며 활성화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노점 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놨고, 텐센트와 알리바바, 징둥 등 대기업들도 노점 경제 지원에 나서면서 노점상들이 열풍처럼 번졌다.
그러나 엄격한 방역 통제 정책인 '제로 코로나'가 모든 것에 우선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리커창의 발언권이 약해지자 노점 경제 열기도 곧 수그러들었다.
중국중앙TV(CCTV) 등 관영 매체들은 "노점 경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리커창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시 주석 세력이 리 총리를 견제하고 나섰다는 관측도 나왔다.
리커창은 앞서 그해 5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서 중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며 "6억 명의 수입은 겨우 1천 위안(약 18만원)밖에 안 되며, 이걸로는 집세조차 내기조차 힘들다"고 직격해 주목받았다.
중국인들은 서민들의 현실을 직시한 것이라며 리커창의 '사이다 발언'에 호응했다.
그러나 시 주석이 선전해온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관영 매체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는 "전면적인 빈곤 탈피와 샤오캉 사회 건설은 평균주의가 아닌, 국가 전체의 목표"라고 반박했다.
그는 작년 4월 제로 코로나가 극에 달해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 등 주요 도시가 전면 봉쇄돼 공장 가동이 멈추고 농사를 짓기 위한 농민들의 외출도 통제되자 "과도한 방역으로 경제가 타격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작년 10월에도 10만여 명의 공직자들이 참석한 전국 화상회의에서 "방역 지상주의가 경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고 제로 코로나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런 일련의 행보는 시장의 자율성을 용인하고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를 촉진하고자 했던 리커노믹스와 맥을 같이 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그의 영향력은 갈수록 약해졌고,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던 그가 주창했던 민생과 경제 활성화의 큰 그림도 미완에 그쳤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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