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지상전 "길고 잔인한 싸움"…옥상 저격·쥐구멍 매복 '변수'

입력 2023-10-28 12:04   수정 2023-10-28 14:00

[이·팔 전쟁] 지상전 "길고 잔인한 싸움"…옥상 저격·쥐구멍 매복 '변수'
사흘째 한밤중 공습…이스라엘 부인하지만 사실상 지상전 수순
하마스 지하 미로·잔해 속 은신처…시가전 속 민간인 인명피해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군(IDF)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하는 가자지구 지상전 태세에 들어간 가운데, 시가전이라는 특성과 땅굴 등 여러 변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를 파괴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움직임의 범위가 제한된 가자지구의 빽빽한 도심 지역에서 싸워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에 이은 지상전으로 하마스를 '파괴'하고 숨은 저항 세력을 제거한 뒤, 가자지구에 하마스를 배제한 새로운 정권을 수립하는 3단계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여러 변수로 인해 지상전이 길고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왔다.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라파엘 코엔 선임 연구원은 "가자지구의 완전한 정권 교체라는 이스라엘의 목표는 과거의 기조와 주목할만하게 달라진 것"이라며 지상전이 길고 잔인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하마스가 구축한 터널망이 광범위해 곧 시작될 지상전은 길고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이스라엘군은 이날까지 사흘째 전투기와 무인기(UAV), 탱크를 동원해 가자지구를 기습 공격하는 등 심야 지상 작전을 수행했는데, 이는 본격적인 전면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본격적으로 지상전이 개시되면 이스라엘 군대는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로 인해 미로가 된 도심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전투를 벌여야 한다.
지상군이 투입되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추가 공습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개방된 들판에서의 전투와 달리 시가전은 3차원 지형을 탐색해야 한다.
이스라엘군 장갑차는 보병이 엄폐할 수 있도록 하고 화력을 제공해주지만, 좁은 도로에서는 사용이 제한되고 대전차 무기에 취약하다는 약점도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에 대비해 대규모의 보복 작전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높고 이스라엘 군을 사방에서 위협할 수 있다.
하마스 저격수들이 건물 위층에 있다가 이스라엘 병사들을 노릴 수 있고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군 병사들을 폭발물이 가득 있는 지역으로 유도할 수 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에도 사용했던 드론(쿼드콥터)으로 이스라엘군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폭발물을 투하할 수도 있다.
대원들이 건물 잔해 뒤에 매복했을 수 있고 콘크리트와 강철로 만들어진 건물 등 거점에 배치됐을 수도 있다. 이 거점 건물에는 민간인이나 인질들이 있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군 보병들이 하마스 무장대원과 가까운 곳에서 전투를 벌여야 하며, 병력이 건물마다, 층마다 이동하면서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이런 과정에서 하마스 대원들은 벽에 뚫린 이른바 '쥐구멍'으로 건물과 건물 사이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하마스의 지하 터널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어렵게 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사방팔방으로 얽혀있는 복잡하고 방대한 지하 터널은 하마스의 최대 무기로, 길이는 300마일(약 483㎢)에 이르며, 깊이도 최장 약 40m에 달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널 망이 가자지구 내 온갖 장소와 건물을 거미줄처럼 잇고 있는 데다 수많은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어 사전 정보 없이 접근하면 병력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 전략가인 에드워드 루트왁은 일부 터널에는 "비교적 정교한 로켓 조립장, 모터 조립 작업장, 판금·폭발물 보관소, 탄두 제조 작업장 등이 있다"며 다른 터널에는 지휘소와 소형 무기가 보관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장 깊은 터널은 하마스 지도자들이 거주하고 만나는 곳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지상전은 인질과 가자지구 주민 등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이나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할 수도 있고, 시가전이 벌어질 경우 민간인이 하마스로 오인돼 사살되는 참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가이트 알 오마리 선임연구원은 "지상전은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밀도가 높은 가자지구 특성으로 인해 지상전은 강력한 저항에 맞닥뜨릴 것이며 대규모 무력 사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간인과 인도주의적 시설에 로켓과 무기를 보관하는 하마스의 관행으로 민간인의 위험은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쟁 발발 3주째인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 등으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7천326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마이클 아이젠스타트 군사·안보 연구 책임자는 "초기에는 지상전이 가자 시티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가자 지구 전역에 대해 공습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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