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70여년만에 '이름 되찾은' 벨기에 참전용사

입력 2023-10-30 06:00   수정 2023-10-30 07:00

한국전쟁 70여년만에 '이름 되찾은' 벨기에 참전용사
북부 소도시 출신 2명, 명단서 누락…시민단체 주도로 정정
정전 70주년 계기 기념비 제막…포스코, 감사패 제작 등 지원




(베베런[벨기에]=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한국전쟁 중 전사했으나 명단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영영 잊힐 뻔했던 벨기에 참전용사 2명이 70여 년 만에 '이름'을 되찾았다.
29일(현지시간) 벨기에 시민단체 '악시스'(AXIS)에 따르면 북부 앤트워프 인근에 있는 베베런시(市)에서는 한국전쟁 기간 총 22명이 파병을 자원했고, 이 가운데 3명이 전사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3명 중 1명의 신원만 당국이 관리하는 베베런 지역 출신 전사자 명단에 기록돼 있었다고 한다.
안 콜스 악시스 대표는 "2020년 벨기에 국방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관내 한국전쟁 전사자 취합을 요청해 베베런에서도 조사가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베베런 출신 전사자가 최소 2명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고(故) 카럴 판더메를런, 알버르트 판덴보스허 씨다.




콜스 대표는 "두 사람 유족들은 개별적으로는 전쟁 이후 사망 통보를 받았거나 가족들의 노력으로 참전 사실을 벨기에 법무부에서 인정받긴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정작 정부 관리 명단에는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행정상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단체는 2020년부터 베베런 시 협력·후원을 통해 전사자들을 포함한 베베런 출신 참전용사 22명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한 기록집 발간을 추진했다.
현재는 전사자뿐 아니라 22명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참전 역사가 잊혀선 안 된다는 취지에서다.



이와 함께 베베런 도심에 있는 전쟁기념비에 '한국전 전사자 3인'의 이름을 각인하는 사업도 추진했다.
기존에는 세계 1, 2차 대전에서 전사한 벨기에인들과, 신원이 확인된 1명만 새겨져 있었다.
올해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등을 계기로 마침내 이날 열린 기념비 제막 행사는 벨기에 국방부, 왕실 관계자를 비롯해 참전용사 유가족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포스코 유럽법인은 행사에서 참전용사 22명을 위해 자사의 컬러 강판인 '포스아트'로 만든 감사패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현지 소재 포스코 해외 물류법인 ESDC는 한식 케이터링 등을 지원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전사자 판덴보스허 씨의 조카 마르크(56)씨는 "우리 가족의 경우 수년 전부터 전쟁기념비에도 큰아버지(판덴보스허)를 추가해달라고 굉장히 노력했었다"며 "너무 늦은 감이 있어 한편으로는 아쉽지만, 이제라도 더 많은 사람이 기억할 수 있게 됐으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아예 없을 수는 없는 세상이지만 정말 슬픈 일 아닌가"라며 "조국은 물론 제3국을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들을 잊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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