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메인주 총기난사범 '총기난사 우려' 사전 경고 있었지만…

입력 2023-10-31 06:22  

美메인주 총기난사범 '총기난사 우려' 사전 경고 있었지만…
주방위군, 위험 경고에 경찰이 지난달 집 방문했지만 못 만나
정신감정 후 무기 격리 가능했지만 실행안돼…루이스턴시, 희생자 애도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메인주 루이스턴에서 18명을 숨지게 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의 범행 가능성을 두고 관계당국에서 사전 위험 경고가 나왔지만, 충분한 후속 조치가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참사 발생 수개월 전 이미 "갑자기 폭발해 총기난사를 벌이지 않을까 우려된다"라는 주변 동료의 보고가 나왔고, 이런 사실은 현지 경찰에 공유됐지만 그에게서 무기를 떼어놓는 조치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30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 육군 측은 참사 발생 몇 달 전 총기난사 용의자로 지목된 육군 예비군 중사 로버트 카드(40)의 소속 부대가 경찰에 카드의 안위를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카드 중사가 소속된 부대가 그의 안전을 우려해 경찰에 건강 및 복지 점검을 요청했고, 그의 거주지인 메인주 새거더혹 카운티 경찰이 부대의 이런 요청에 응했다는 것이다.
카드가 소속된 메인주 방위군이 경찰에 이런 요청을 하게 된 배경은 앞서 카드의 정신건강 상태가 우려되는 두 건의 사건 때문이었다.



경찰이 주 방위군에 공유받은 내용에 따르면 카드는 지난 7월 15일 뉴욕주에 군사훈련을 받으러 갔다가 편의점에 가던 도중 주차장에서 다른 동료들과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뒤 정신병원으로 후송돼 2주간 입원했다 퇴원한 사실이 있었다.
동료들이 자신을 소아성애자로 욕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카드가 시비를 걸었다는 것이다. 동료들은 카드가 이미 봄부터 자신을 모욕하는 환청을 듣기 시작했고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졌다고 전했다.
정신병원 퇴원 후엔 군인인 한 동료와 카지노를 다녀오다 차 안에서 친구를 주먹으로 친 사건도 발생했다.
해당 동료의 보고에 따르면 당시 카드는 자신이 총을 갖고 있으며 (메인주) 사코 훈련기지와 다른 장소에 총을 들고 가 쏴버리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해당 동료는 "그가 갑자기 폭발해 총기난사를 벌일 것 같아 우려됐다"라고 언급했고, 이런 보고 내용은 경찰에도 전해졌다.
카드의 위협 발언 이후 사코 기지는 한동안 경계를 강화했지만, 실제 카드가 해당 기지를 공격하는 일로 이어지진 않았다.
군으로부터 이런 내용을 통지받은 새거더혹 카운티의 조엘 메리 보안관은 지난 9월 당시 메인주 경찰에 관련 사실을 공유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새거더혹 및 케네벡 카운티 경찰은 군의 요청에 따라 지난 9월 16일 카드의 자택을 방문했지만, 그를 만나지는 못했다.
경찰은 다음 날 카드의 형을 방문해 만났고, 그의 형은 아버지와 함께 카드가 무기를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은 필요하면 카드의 정신건강 평가를 도와줄 수 있다고 형에게 전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지난달 26일 카드는 메인주 루이스턴의 한 볼링장과 식당에서 총기를 난사해 18명을 숨지게 했다. 희생자 중에는 14세 소년도 있었다.



CNN에 따르면 메인주는 무기를 소지한 개인의 자격을 평가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황색 깃발법'을 두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경찰 등 법 집행기관은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인물을 구금해 의료전문가의 진단을 받게 할 수 있고, 진단 결과에 따라 판사는 일시적으로 해당 인물에게서 무기를 일시적으로 제거하도록 승인할 수 있다.
카드도 자신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나왔다.
NYT 보도에 따르면 카드는 범행 두 달여 전인 지난 8월 5일 루이스턴 인근 지역 오번의 총포상에 먼저 주문했던 총기용 소음기를 수령하러 갔다가 거절당했다.
카드가 신고서류 항목 중 "정신결함자로 판정받은 적이 있거나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가"라는 문항에 '네'라고 적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지난 27일 카드의 사망 확인으로 루이스턴 일대에 내려진 자택대피령이 해제됨에 따라 주말새 루이스턴에선 주민들이 교회 등지에 모여 총격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미국 본토 북동부의 맨 끝단에 있는 메인주는 미국 전역에서 범죄 발생이 상대적으로 드문 곳으로 꼽혀온 지역이고, 루이스턴 역시 인구 약 4만명의 평온한 도시다 보니 주민들은 지인들의 희생 소식에 큰 충격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6일 오후 7시께 메인주 루이스턴의 볼링장과 식당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18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고 메인주 당국은 밝혔다.
경찰은 육군 예비군 중사 카드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주민들에게 자택대피령을 내린 채 수색을 벌였다. 이후 지난 27일 카드는 자신이 근무하던 재활용처리장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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