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美서 반환 장제스일기 출간…"사회적 화해·진보가 목적"

입력 2023-11-06 11:08  

대만, 美서 반환 장제스일기 출간…"사회적 화해·진보가 목적"
9월 후버연구소로부터 장제스·장징궈 일기 59상자 돌려받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둔 대만에서 '대만의 국부'와 '독재자'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 장제스(蔣介石·1887∼1975) 전 총통의 일기가 발간됐다.
대만 당국은 해당 일기를 발간하면서 "사회적 화해와 진보를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6일 대만 중앙통신사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에서는 지난달 31일 장제스가 첫 번째 총통 재직 시절(1948∼1954) 작성한 일기 7권이 발간됐다.
이는 18년간의 긴 법적 분쟁 끝에 지난 9월 미국에서 반환된 장제스·장징궈 총통 부자의 친필일기인 '양장일기'(兩蔣日記)의 일부다.
대만 국사 편찬 기관인 국사관(國史館)의 천이선 관장은 장제스 일기의 편찬 기자회견에서 1947년 대만에서 벌어진 2·28 학살 사건 등을 언급하며 "이 일기의 편찬은 사회적 화해와 진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천 관장은 장제스를 단순히 흑백논리로만 바라보지 말고 해당 일기를 역사적 맥락에서 접근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나는 그가 좋은 일을 했다면 공로를 인정해야 하고, 나쁜 짓을 했다면 비난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2·28 사건은 1947년 당시 장제스 국민당 정권의 담배 암거래상 단속을 계기로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당국이 군을 동원해 대만 원주민인 '본성인'(本省人) 2만8천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이후 장제스 정권은 계엄령을 선포, 권위주의적 철권통치로 '백색테러'도 자행했다.
대만 민주화 이후 장제스의 평가 문제는 대만 사회에서 뜨거운 논란거리였다.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이 집권하면 대만 전역에서 장제스 동상이 철거되는 등 '장제스 지우기'가 대대적으로 추진됐고, 반대로 국민당이 집권하면 장제스가 '부활'하는 일이 반복돼왔다.
뿌리가 중국인 대만 국민당은 중국의 국부인 쑨원(孫文·1866∼1925)이 세웠지만 1925년 그가 숨진 뒤 장제스가 오랫동안 이끌었다. 1945년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끝난 후부터 국민당은 대만 인수작업을 진행했고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후 장제스와 지지 세력은 대만 섬으로 패퇴했다.
오랜 국민당의 독재 이후 민주화가 이뤄지고 나서 대만에서는 리덩후이(국민당)·천수이볜(민진당)·마잉주(국민당)·차이잉원(민진당) 총통이 차례로 집권하면서 민진당과 국민당이 일정한 균형을 이뤄왔다.
그간 대만에서 민진당은 대만 토박이인 '본성인'과 젊은 층의 지지를 주로 받는 반면 국민당은 장제스를 따라 대만에 온 '외성인'(外省人)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주로 받았다.




대만 국사관은 지난 9월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로부터 59상자 분량의 양장일기와 관련 자료를 반환받았다.
장제스와 그의 아들 장징궈 전 총통이 각각 1917∼1972년과 1937∼1979년 개인적인 일상생활부터 중화민국 근대사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과 고민 등을 직접 기록한 일기와 각종 연설, 외교 서신, 정치적 기록들이다.
앞서 지난 7월 미국 법원은 후버연구소에 보관 중인 양장일기를 놓고 대만 정부, 장제스 집안, 후버연구소 등이 벌여온 소유권 분쟁 재판에서 양장일기를 대만 국사관에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양장일기는 장제스 전 총통의 손자며느리인 장팡즈이가 2005년 후버연구소 측과 계약하고 연구소에 보관한 지 약 18년 만에 대만에 돌아왔다.
천 관장은 장징궈의 일기가 올해 안에 발간되고, 장제스의 나머지 일기는 내년에 출간될 것이라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