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4년전 독도 헬기 추락, 조종사의 '비행 착각'때문"

입력 2023-11-06 11:00  

국토부 "4년전 독도 헬기 추락, 조종사의 '비행 착각'때문"
사고조사위 최종보고서 발표…"등대·선박 불빛 등도 '비행 착각'의 원인"
"'헬기 상승' 판단한 조종사가 속도 높여…자동비행기능 무력화
소방청·경찰청·에어버스헬리콥터에 훈련강화 등 권고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4년 전 독도에서 발생한 소방 헬기 추락은 당시 조종사가 강하 중인 헬기가 상승하고 있다고 착각한 데 따른 사고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 당국은 소방청에 야간 비행에 대비한 훈련을 강화할 것을 권고하고, 이에 대한 이행계획 및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사무국은 6일 독도 소방 헬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지난 4년간 조사한 내용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사고조사위는 사고 발생 헬기의 제작사인 에어버스 헬리콥터, 프랑스 사고조사당국과 합동으로 헬기 블랙박스 분석, 기체 및 엔진 분해검사 등을 수행했다.
지난 2019년 10월 31일 오후 11시 25분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독도 헬기장에서 이륙한 소방청 헬기는 이륙 14초 만에 바다에 추락했다. 당시 헬기에 탑승해 있던 기장, 부기장, 구조대원, 환자, 보호자 등 7명이 모두 숨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당시 조종사였던 기장에게는 하강하고 있는 기체가 상승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공간정위상실'이 발생했다.
공간정위상실은 시각, 평형기관 등 신체기관의 착각으로 인해 항공기 속도, 고도, 자세 등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야간 등 공간을 인지하는 데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착시현상으로, 비행 시에 자주 나타나 '비행 착각'이라고도 불린다.
사고조사위는 조종사에게 이 같은 공간정위상실이 발생한 2차 요인으로 당시 독도 헬기장 인근에 있었던 여러 종류의 불빛을 꼽았다.
등대와 조업 선박 등으로부터 나오는 불빛이 시각적 착각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응급환자를 태우기 위해 독도에 착륙할 당시에도 조종사는 한차례 복행(재착륙을 위해 다시 상승하는 것)을 해야 했다.
아울러 조종사는 독도에 이르기 전까지 헬기 자동 이착륙 모드를 사용했는데, 독도에서 이륙할 당시에도 이 모드가 켜져 있다고 착각, 기체 상태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더욱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응급신고를 받고 대구에서 출발한 헬기는 울릉도의 해군헬기장에서 연료를 보급받은 뒤 독도로 이동했다. 조종사는 대구와 울릉도에서 이륙할 때만 해도 자동 이착륙 모드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헬기가 상승하고 있다고 판단한 조종사가 조종간을 밀어 속도를 높이면서 일정한 비행 상태에서 작동하는 자동비행 기능이 무력화된 점도 추락에 영향을 미쳤다.
사고조사위는 이밖에 비행 전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임무분담 등 브리핑이 이뤄지지 않은 점, 승무원들의 피로도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사고조사위는 소방청에 승무원들의 피로 관리 방안, 공간정위상실에 대비한 훈련 강화, 주기적 야간 비행 훈련 등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경찰청에도 독도 헬기장 운영 절차를 수립할 것을 요구했으며, 헬기 제조사인 에어버스 헬리콥터에는 자동비행장치에 관한 항공안전정보 고시를 발행해 운용자들에게 전파할 것을 권고했다.
사고조사위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종보고서를 각 기관에 송부해 향후 이행 계획 및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사고조사위는 "인적 요인에 의한 헬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권고 이행여부를 점검하는 등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종보고서 전문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사고조사위 누리집을 통해 공개된다.
win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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