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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회 전술에 효과 잃어가는 원유 가격 상한제

입력 2023-11-07 11:35  

러시아 우회 전술에 효과 잃어가는 원유 가격 상한제
러시아 10월 석유 및 가스 세수, 작년 동월비 25% ↑
재정적자 줄고, 군비 확장…미, "구식" 비판 속 대책 강구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G7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은 지난해 12월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라는 가격 상한제를 시행해왔다.
러시아 쪽에 전쟁 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주면서도, 세계 시장에서 러시아 원유의 흐름을 보장해 유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서방의 이런 계획은 러시아의 갖가지 우회 전술로 인해 그 효과를 잃어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0월 러시아의 석유 및 가스 세수가 전 달보다 배 이상,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이상 각각 증가했다는 지난 3일 자료가 최신 증거라는 것이다.
이는 연초 에너지 수입이 급락했던 것과는 대조적이기도 하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서방의 이런 제재에 맞서, 규제에 한계가 있는 노후 유조선들을 이용해 석유를 운송하는 등 우회 방법을 찾았다.
지난 9월 핀란드 싱크탱크 에너지·청정공기 연구센터(CREA)도 러시아가 여전히 서방 선박을 이용하거나, 제재 범위 밖 국가들의 유조선을 통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운영해 상한제 효과가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경제대학(KSE)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9월 현재 180척의 유조선으로 구성된 그림자 선단을 이용해 석유 및 석유제품을 실어 나르고 있다. 최대 고객인 중국, 인도, 터키는 서방의 상한제를 지킬 필요가 없다.
에너지 가격평가업체 아거스미디어(Argus Media)는 러시아의 주요 원유인 우랄유가 최근 배럴당 약 7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추정한다. 이는 약 88달러에 거래되는 브렌트유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몇 달 동안 격차가 상당히 줄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 유가 상승은 원유 가격 상한제를 시행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나름대로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제재 규정을 위반한 유조선 2척에 대해 지난달 처음으로 벌금을 부과했고, 미국은 거래상들이 제재 규정을 준수하도록 추가적인 방법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문가는 러시아가 활용할 수 있는 선박들로 인해 대부분의 수출이 제한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으며, JP모건의 원자재 전략 책임자 나타샤 카네바는 "가격 상한선은 이제는 구식"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러시아는 석유로 인한 재정수입이 늘면서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받고 있다. 루블화도 최근 수주간 달러화에 대해 안정세를 보이면서 가치 하락 압력을 방어하고 있다.
또 러시아가 이제 국내총생산(GDP) 2%의 적자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하고 있다. 올봄만 해도 일부 전문가는 러시아 적자가 GDP의 5~6%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군사비 지출도 70% 가까이 늘려 소련 붕괴 이후 최고 기록인 1천억 달러(131조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러시아 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은 지난 달 "G7이 내놓은 방안이 분명히 효과가 없으며, 그로 인해 최종 소비자가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모든 사람이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 관리들은 가격 상한제가 러시아에는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해 전쟁 비용으로 쓸 수 있는 자원을 전환하도록 한 만큼 효과가 있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마리아 샤지나 연구원은 "가격 상한제의 실효성은 약해졌지만, 고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위반에 대한 엄격한 책임, 증명 사기를 막기 위한 문서 요건 강화 등을 제시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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