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계획, 부동산 대신 반도체로 무게중심 이동 중"

입력 2023-11-07 11:52  

"중국 경제계획, 부동산 대신 반도체로 무게중심 이동 중"
1∼9월 제조업체 순 대출 규모 888조원…4년 전의 10.8배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부동산업계를 중심으로 한 중국 경제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부동산에 의지해온 기존 성장모델 대신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으로 경제계획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새로운 코스로 경제를 천천히 움직여가고 있다면서, 더는 부동산과 지방정부 부채에 의존해 성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조업 투자와 중앙정부 부채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05년 통계 공개 시작 후 처음으로 국영은행들의 부동산 분야 대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대신 전기차·반도체·조선 등 제조업 분야로 대출이 흘러 들어갔다는 것이다.
또 지난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금융정책 회의 발표문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더 많은 금융자원이 선진 제조업으로 흘러가도록 주문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의 버트 호프만 소장은 중국 은행시스템이 수년 전부터 부동산에서 제조업으로 대출 부문을 바꿔왔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중국 은행권의 부동산 부문 대출은 연평균 7천억 달러(약 914조5천억원) 이상씩 늘어왔는데, 올해 9월까지 12개월간 부동산 부문 대출 잔액은 소폭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는 은행권이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을 줄였고, 가계에서는 기존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갚고 새로운 대출을 받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올해 1∼9월 제조업체들에 대한 순 대출 규모는 6천800억 달러(약 888조3천억원)로 2019년 동기 630억 달러(약 82조3천억원)의 10.8배로 늘어났다.
이러한 투자로 중국은 이미 전 세계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의 태양광 패널 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중국·유럽·미국의 모든 차량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자동차공장도 있다.
다만 중국 제조업이 만성적인 과잉 공급 상태이고, 제조업 중심 성장 전략은 수출 확대로 이어져 무역 상대국의 반감을 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미국·유럽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중국산을 수입하는 대신 자국 제조업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어 중국으로서는 신흥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이밖에 NYT는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대출에 의존해 성장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의 야오양 원장은 부채 문제를 해결했어야 할 2014∼2018년에 오히려 부채가 급증했고 2020년 이후 상황이 악화했다면서 "일부 사례의 경우 부채 문제 진정을 위한 기존 조치가 비효과적·비생산적이었다"고 9월 말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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