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주민 '강제추방' 진행중"…각료발언에 네타냐후 놀란듯 질책

입력 2023-11-13 15:39   수정 2023-11-13 15:40

"팔 주민 '강제추방' 진행중"…각료발언에 네타냐후 놀란듯 질책
극우성향 노출…농무장관, 피란행렬에 "가자 나크바 전개"
바이든 행정부가 제시한 '가자 4원칙'에 정면으로 위배
지난주에도 예루살렘 장관이 '가자지구 핵공격' 언급해 논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해체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펼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인 강제추방'이 진행 중이라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 발언이 나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아비 디시터 이스라엘 농무장관은 11일 이스라엘 N12 뉴스 채널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가자 나크바'(Nakba)를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크바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직후 팔레스타인인 70만명이 고향에서 쫓겨난 사건을 의미한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디시터 장관이 이스라엘군의 지시로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 안전지대로 피란 중인 현지 주민들의 모습을 75년 전 당시와 빗대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 국장 출신으로 리쿠드당에 속한 디시터 장관은 "작전적 관점에서 볼 때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하려는 것처럼 탱크와 병사들 사이에 대중을 놓아둔다면 이를 이용해 전쟁을 벌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가자지구 북부를 떠난 피란민들에게 향후 귀향이 허용되겠냐는 물음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가자시티는 가지지구 전체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그곳의 인구는 전체의 절반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런 발언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를 골자로 한 이른바 '가자 4원칙'을 선언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필두로 한 이스라엘 정부와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 나와 주목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방영된 CBS 방송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의 미래상과 관련한 미 정부의 기본원칙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가자지구 주민의 가자지구 외부로의 이주 등) 불가 ▲미래 테러 세력의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의 '영역(territory) 축소' 불가 등 4가지를 소개했다.
특히, 현재 요르단강 서안을 관할 중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하마스 축출 이후 정치적 공백 상태에 놓일 가자지구도 함께 통치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이는 PA에 대한 가자지구 통치권을 이양에 반대하고 가자지구의 안보 통제권도 계속 보유하겠다며 구체적인 전후 계획을 밝히지 않는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로 해석됐다.
실제, 이스라엘 일각에선 유대 근본주의 세력을 중심으로 가자지구에 다시 유대인 정착촌을 세우고 팔레스타인인을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어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혀 왔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 소속 주요 각료인 디시터 장관이 이를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스라엘의 진의가 무엇인지와 관련한 의혹에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다른 여러 장관들도 이스라엘이 2000년대 초 자진 철거했던 가자지구내 유대인 정착촌을 재건해야 한다거나, 재건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발언을 앞다퉈 쏟아내 이스라엘의 정당성에 흠집을 내왔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지적했다.
심지어 이달 5일에는 극우 성향 정당인 오츠마 예후디트 출신의 아미차이 엘리야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및 유산 담당 장관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핵 공격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해 상당한 물의를 빚었다.
역풍이 커질 조짐이 보이자 네타냐후 총리는 12일 각료회의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장관들을 질책하며 논란을 진화하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외교와 관련해선 모든 단어가 의미를 지닌다. 모른다면 말을 하지 말라"면서 "우리는 세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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