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피해서 왔다'…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 이스라엘인 북적

입력 2023-11-14 11:41  

'전쟁 피해서 왔다'…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 이스라엘인 북적
"정신적 외상 입은 어린이 등 하루 1천명, 안식처 찾으려 입국"
영·독일·네덜란드 특수부대도 속속 도착…"인질구출 거점 된 듯"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면서 지중해 동부 섬나라 키프로스 공화국이 돌연 북적이기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일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 이스라엘을 떠나 안식처를 찾는 민간인들은 물론, 가자지구와 비행기로 수십 분 거리라는 점에 주목한 서방 각국의 특수부대까지 이 곳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나치 독일이 자행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5만3천명이 수용됐던 키프로스 라르나카의 유대인 커뮤니티 센터는 최근 밀려드는 이스라엘 출신 유대인들로 발 디딜 틈을 찾기 힘들다고 한다.
키프로스 공화국의 수석 랍비인 아리 지브 라스킨은 "매일 1천명가량이 도착한다"면서 "그 끔찍했던 날 이후 1만6천명이 넘는 (이스라엘) 사람이 마음의 평화를 찾아 키프로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 정신적 외상을 입은 어린이, 매일 같이 발사되는 로켓 소리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런 이들에게 침대와 음식, 임시 거처 등 뭐든 가능한 것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선 유대교 안식일인 지난달 7일 감행된 하마스의 기습으로 약 1천200명의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이 살해되면서 많은 이가 가족을 잃었다.
이어진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1만1천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 현지에서 보복 테러에 대한 공포가 높아진 점도 이웃 키프로스를 찾는 이스라엘인이 늘어나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최근 키프로스를 찾은 이들 중에는 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나라 국적을 지닌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콘스탄티노스 콤보스 키프로스 공화국 외교장관은 지난달 7일 이후 한 달간 35개국 국적의 1천88명이 자국을 통해 피란했다면서 위기가 더욱 심화한다면 최다 10만명까지 피란민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무력 충돌을 벌였을 당시 키프로스는 레바논에서 탈출하려는 3만명이 넘는 외국인의 피란 경로로 이용됐고, 올해 수단 내전이 터졌을 때도 영국 국적자들의 본국 귀환을 위한 경유지로 쓰였다.
키프로스 공화국은 하마스에 자국민이 납치된 서방 국가들이 파병한 특수부대의 거점으로도 쓰이는 모양새다.
가디언은 "영국 공수특전단(SAS)와 독일·네덜란드 등에서 온 다른 특수부대들이 옛 식민지였던 이곳에 위치한 영국 군사기지에 배치돼 대기 중이다. 이들은 인질 구출 임무에 특화된 부대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해안과 약 400㎞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까닭에 키프로스는 가자지구의 상황이 안정되면 국제사회의 구호물자를 해로로 운반하는 거점으로도 고려되고 있다.
키프로스 공화국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보다는 아랍국가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이스라엘 연안에서 가스전이 발견되고, 앙숙지간인 튀르키예를 견제하는데 도움을 받을 여지가 생기면서 최근 들어 이스라엘과도 관계를 강화해 왔다.
니코스 크리스토두리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벌어진 직후 하마스를 규탄하면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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