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방패' 논란속 이스라엘 전격 진입한 가자 최대 알시파병원

입력 2023-11-15 15:10   수정 2023-11-15 16:49

'인간방패' 논란속 이스라엘 전격 진입한 가자 최대 알시파병원
1946년 설립, 지하 확장…무장세력 연루 의혹에 번번이 충돌 한복판에
이 '하마스 근거지' 증거 공개하며 민간시설 공격 정당화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한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15일 새벽(현지시간) 전격 진입작전에 들어간 알시파 병원은 가자지구 최대 규모의 의료단지로, 이번 전쟁에서 양쪽 주장과 전략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전장이 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에 군사작전 거점을 숨겨두고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쓰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밀 표적' 작전에 나섰다.
반면, 하마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이스라엘이 환자와 피란민 다수가 머물고 있는 병원에서 인도주의적 재앙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가자지구 중심도시인 가자시티 서부에 있는 알시파 병원은 700여 개 병상을 운영하며 여러 건물로 구성된 의료 단지다.
지난달 7일 전쟁이 발생한 후에는 부상자는 물론이고 피란민까지 수천 명이 몰려들어 머무는 피란처가 됐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세 속에 의료단지 내에 발이 묶인 환자가 650명, 다른 민간인이 5천∼7천명이라고 주장한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군사작전 개시 이후에 낸 성명에서 "의료진 등 직원 1천500명과 이재민 7천명가량이 알시파 의료 단지 내에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가자 보건부와 알시파 병원 의료진을 인용해 지난 11일 전력 등이 끊긴 이후 신생아 3명을 포함한 환자 4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한 신생아 병동에서 옮겨진 미숙아 등 신생아 36명도 인큐베이터를 돌리지 못하는 등 열악한 상황으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병원을 직접 겨냥한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하면서, 의료진과 환자들을 대피시킬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알시파 병원은 1946년 원래 영국군 막사가 있던 부지에 설립됐다. 이후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각각 가자지구를 점령·통치한 시기에도 계속 확장됐다. 지금은 외과·내과·산부인과 전문시설을 갖췄다. 알시파는 아랍어로 '치유'(healing)를 뜻한다.
이 병원은 1967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이후 과거에도 양측 충돌의 한복판에 섰다.
과거 외신 보도를 보면 1971년 간호사 숙소 침대 밑에 숨어있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IDF 사이 총격전이 벌어졌다. 1987년 제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 대봉기) 당시 병원 외곽에서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이 "우리 모두를 죽이거나 나가라"고 외치며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돌을 던졌다는 기록도 있다.
이스라엘은 이 병원에 하마스의 핵심 군사기지가 숨겨져 있다고 의심한다. 이스라엘이 1980년대 병원을 확장하면서 지하 층을 만들었고 이곳이 하마스 군사기지로 쓰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알시파 병원이 하마스 등 무장세력의 근거지라는 의심은 2005년 IDF와 정착촌 주민들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뒤에도 계속됐다.
2009년 전쟁 당시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는 병원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하마스가 이곳을 점령하고 대원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2014년 50일간 이어진 전쟁 때도 이 병원에 하마스 지휘부가 숨어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스라엘은 이번에도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증거들을 내놓으며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해 민간시설을 공격할 명분을 쌓아왔다.
IDF는 지난 7일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지하에 50만L 이상의 연료를 보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기습에 가담한 조직원 수백 명이 숨어있다고 시인하는 가자지구 보건부 당국자의 대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달 3일에는 알시파 병원 입구의 구급차를 공습한 뒤 "다수의 하마스 테러 공작원들을 공습으로 제거했다"며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IDF는 전날 가자시티 내 란티시 병원에도 하마스의 지하터널이 숨겨져 있다며 이 병원 단지를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유엔 사무실과 유치원 등이 인접한 병원 건물 옥상에는 군사시설로 추정되는 동일한 구조물 여섯 개가 있다. 길 건너 학교 건물에 땅굴 입구가, 바로 옆에는 하마스 고위 간부의 사택이 포착됐다.
IDF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터널과 연결된 병원 지하실의 소총과 수류탄 등 군사장비를 제시하며 "알시파 병원처럼 하마스가 병원을 이용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알시파 병원에 대해 "가자지구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병원이자 절망하는 가자 주민들이 모여드는 난민캠프, 핵심 사령부 위에 인간방패를 세워두고 이용하는 하마스의 도구"라며 "이스라엘이 직면한 불가능한 도전을 상징한다"고 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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