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 전문가 "이틀 걸쳐 병원 공격은 제네바협약 위반"

입력 2023-11-17 16:54   수정 2023-11-17 16:59

국제법 전문가 "이틀 걸쳐 병원 공격은 제네바협약 위반"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됐더라도 비례하는 수준으로 대응해야"
이스라엘군, 가자 최대 알시파 병원 이틀째 수색 작전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에서 이틀째 군사 작전을 벌이는 가운데 민간 병원을 이틀 연속으로 공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이스라엘군은 16일(현지시간) 알시파 병원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이틀째 집중 수색 작전을 진행했다.
알시파 병원을 하마스의 주요 근거지 중 하나로 지목한 이스라엘은 지난 15일 새벽 병원에 전격 진입해 이틀째 병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 인도주의법 전문가인 마틸드 필립-게이 리용제3대학 교수는 병원 내부에서 교전하는 것은 국제법상 금지된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국제 인도주의법의 핵심인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민간 병원 내부에서 교전하거나 민간인·환자·부상자를 인간 방패로 이용하는 것은 전쟁 범죄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또 전쟁범죄 처벌 상설법정인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의 토대가 되는 로마규정 제8조는 "종교, 교육, 예술, 과학, 자선 목적 전용의 건물, 역사적 기념물, 병원 및 아프거나 다친 사람들이 모인 장소를 의도적으로 직접 공격하는 것"을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민간 병원이 '적에 해를 끼치는 행위' 등 군사적인 목적으로 이용된다면 국제 인도주의법에 따른 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합법적인 표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은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지 않도록 모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필립-게이 교수는 지적했다.

특히 병원이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됐더라도 국제법상 이에 대한 대응은 상대의 행위에 "비례하는" 수준이어야 한다면서 상대방이 병원에 "이틀 동안 공격을 퍼부어대고 완전히 파괴할 권리는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따라서 병원이 군사 목적으로 이용됐을 경우 상대방은 대응에 앞서 사전 경고하고 환자와 의료 종사자를 위한 대피 절차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환자와 의료 종사자들을 본인들의 의사를 물어 병원의 일부 지역으로 격리할 수도 있지만, 어떤 군사작전 도중에도 의료진은 환자를 돌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필립-게이 교수는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군은 수색 결과 병원 경내에서 하마스의 지하 터널 입구를 발견했다면서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또한 병원 부근에서 살해당한 이스라엘인 여성 인질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전날 병원에서 확보한 노트북에서는 하마스가 납치한 뒤 촬영한 인질의 사진과 영상을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이스라엘군의 알시파 병원 공격이 정당한지 국제적 의구심은 여전한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병원 내 군사활동 증거로 제시한 이미지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해당 이미지로는 병원 안에 은폐됐다고 하는 하마스의 광범위한 작전의 존재를 입증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익명의 한 유럽 외교관은 WP에 "이스라엘은 이번 수색 작전을 통해 병원 내 군사 활동의 확실한 증거를 밝히길 바랐다"며 "그러나 아직 명백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서 미국을 포함한 서방 동맹들이 벌써 이스라엘에 대해 교전 중단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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