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디스플레이 석학 김종민, 英 케임브리지 첫 韓 명예교수

입력 2023-11-19 06:30  

나노 디스플레이 석학 김종민, 英 케임브리지 첫 韓 명예교수
삼성전자 전무 출신…QLED·폴더블·섬유 디스플레이 연구 선도
"다음 주제는 암세포 등 찾는 테라헤르츠 광원"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나노 융합 기반 디스플레이 분야 석학으로 꼽히는 김종민(66) 교수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한국인으로는 첫 명예교수가 됐다.
19일(현지시간) 케임브리지대에 따르면 올해 9월말 정년을 맞은 이 학교 전기공학과 김종민 교수가 3년 임기 명예교수(Emeritus Professor)로 임명됐다.
김 교수는 연합뉴스에 "그동안 연구 성과, 향후 연구 계획, 학교 기여도 등을 제출했고 총장 산하 심사위원회까지 총 4단계 심사를 거쳐서 약 6개월 만에 결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영국 최고 명문대인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에서 각각 교수직을 맡은 '최초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영국 대학에서 강사, 연구원의 벽을 넘어 정교수가 되는 문턱이 높은 데다 '옥스브리지'(옥스퍼드+케임브리지)의 강단에 모두 서는 일은 흔치 않다.
김 교수는 2012년 3월 옥스퍼드대 전기공학과 정교수 겸 학과장이 됐고 2016년 1월엔 케임브리지대 '전기공학과(1944)' 교수로 옮겼다. 이 직함은 전기공학과에 정교수 자리가 만들어진 1944년을 기념하는 영예로운 타이틀이다.

경북 청도 출신인 김 교수는 철도고, 홍익대 전자공학과를 거쳐서 미국 뉴저지 주립공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계로 오기 직전에는 삼성전자 프론티어 연구개발(R&D)을 이끄는 전무였다.
2003년엔 김기남 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SAIT 회장)과 함께 '삼성 펠로'에 선정되며 연구개발 부문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김 교수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1994년 귀국한 뒤 삼성종합연구소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1999년 카본 나노 튜브 디스플레이 개발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디스플레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이 2000년대 초반 김 교수가 연구를 선도한 분야다.
지난해에는 발광다이오드(LED) 46인치 스마트 직물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구현해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해 화제가 됐다.
이는 반도체·전극·센서·배터리·LED 소자를 섬유 형태로 만들어서 전통적 직조 기술로 제작한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네이처와 사이언스급 저널 5회, 네이처·사이언스 계열 저널 14회를 포함해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저널에 논문이 실린 횟수만 350회가 넘는다.
'옥스브리지'에 11년여 재직하며 받은 연구비만 총 4천300만달러(560억원)에 이른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영국에서 유럽에서 발주하는 연구과제에는 지원조차 할 수 없고 코로나19 봉쇄가 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2013년에는 양자점에 관한 기초 과학 연구로 유러피언 리서치 카운실(ERC) 어드밴스드 그랜트를 받았다.
이는 연구자 개인에게 5년간 250만 유로(약 35억5천만원)를 지원하는 것으로,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돼서 '유럽의 노벨상 프로젝트'라고도 불린다.
이번에는 테라헤르츠파(THz)를 발생하는 광원을 찾는 연구로 다시 도전한다.
테라헤르츠파(THz)는 1초에 1조 번 진동하는 전자기파로 광학적 영역과 전기적 영역 사이에 존재한다. 기존 광파나 전자파가 투과하지 못하는 물질을 선택적으로 투과할 수 있고, 광자에너지가 낮은 편이라 인체에는 무해해서 '꿈의 전자파'로 불린다.
김 교수는 "테라헤르츠파를 발생하는 광원이 개발되면 반도체 공장에서 불량품을 찾거나 공항 수하물에서 마약을 탐지하고 의료 영상에서 암세포 등을 탐지하는 데 두루 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영국의 과학 기술과 한국의 응용과학 기술을 결합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신분야를 찾을 수 있도록 한영 간 과학 협력을 강력하게 추진하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한국의 과학 발전을 위해 젊은 연구자 1천명에게 연 5억원씩을 5년간 지원해 창의적이고 패기 있는 도전을 유도해서 스타 과학자를 키우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후학들에게 "다양한 분야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기술을 산업화할 수 있는 혜안을 키우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에서 몇 안 되는 한국인 교수로 일하며 한국학 여건이 열악한 것이 늘 아쉬웠다"며 이와 관련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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