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HD현대重 자부심 '정조대왕함'…자체 기술로 '신의방패' 건조

입력 2023-11-22 15:00  

[르포] HD현대重 자부심 '정조대왕함'…자체 기술로 '신의방패' 건조
이지스구축함 국산화 이어 독자 설계·건조…8천200t급 정조대왕함 언론 공개
탄도탄요격·통합소나·하이브리드 추진체계 갖춘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20명 소수정예 '전투체계통합팀' 운영…"2030년 특수선 매출 2조원 목표"



(울산=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정조대왕함은 직원들의 자부심이죠. 다들 배를 지을 땐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도 보낼 때는 딸을 시집 보내는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지난 20일 울산 HD현대중공업[329180] 특수선 사업장. 고개를 높이 들어야 한눈에 담기는 이지스 구축함 배치-Ⅱ 정조대왕함을 가리키며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지스 구축함은 '이지스(Aegis) 전투체계'를 탑재한 구축함으로, 한 척으로 대잠·대함·대공·대지 능력을 아우를 수 있어 '신의 방패' 또는 '꿈의 구축함'이라 불린다.
다양한 무기체계를 통합 운영해야 하는 이지스 구축함 중에서 7천t급 이상을 운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뿐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지스 구축함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이지스 구축함의 설계부터 건조까지 수행하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HD현대중공업의 전투체계통합팀(ITT)이 있었다. 20여명의 정예 멤버로 구성된 이 조직은 미국 록히드마틴으로부터 세종대왕함 이지스 전투체계를 도입할 때 구성돼 이지스구축함의 연구개발부터 설계, 건조, 검사 전 과정에 동원된다.
HD현대중공업은 "전투체계 전 분야에 대한 통합업무 능력을 갖춘 ITT는 이지스 구축함 건조사업에 참여하는 한미 기술진을 선도하는 선봉장 역할"이라며 "이지스 구축함 배치-Ⅰ·Ⅱ 전투체계 통합을 모두 수행하며 능력을 입증한 국내 유일의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특수선 야드에서 만난 정조대왕함은 내년 말 해군 인도를 앞두고 시험 평가를 받는 중이었다.
길이 170m, 폭 21m의 8천200t급 정조대왕함은 기존 이지스 구축함 배치-Ⅰ 세종대왕함보다 한단계 향상된 복합전투체계를 갖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으로 불리기도 한다.
방어 및 공격 능력이 한층 개선됐으며 탄도탄 탐지·추적에 더해 요격까지 가능해졌다.
내부에 들어가 보니 구불구불 이어진 복도를 따라 수많은 격실이 펼쳐졌다. 정조대왕함은 침수 등으로부터 내부 파손이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총 500개의 격실로 구성됐다고 한다.
정조대왕함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타보시면 마치 중후한 세단을 탄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함 유동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돼 승조원들의 전투 활동 환경도 개선됐다는 것이다.
정조대왕함에는 보다 멀리 있는 적의 잠수함도 탐지할 수 있는 '통합소나(Sonar) 체계'가 탑재됐다. 기존 고주파 기반의 소나체계와 달리 저주파를 기반으로 해 탐지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8천200t의 육중한 함정이 시속 55㎞의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건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체계(HED) 엔진 덕분이다.
항공기에 주로 쓰이는 가스터빈 4대와 더불어 전기 추진체계 2대를 결합해 저속 항해 시에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항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탄도탄 요격미사일은 SM-3와 SM-6가 모두 운용 가능하며, 현재는 SM-6만 탑재가 예정돼있다. 최대 사정거리가 400㎞ 이상인 SM-6는 미사일이 자체 레이더로 목표를 직접 추적하는 능동형 유도 체계가 적용돼 함정의 동시 교전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특수선 수출 사업을 확대해 2030년까지 함정 사업만으로 내수와 수출을 합쳐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현재 2천t급 중형 잠수함을 개발 중이며, 내년 초 동남아, 남미, 중동, 유럽 등을 중심으로 수출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지금보다 매출을 2배 정도 늘려 특수선 사업만으로 독자 운영이 가능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며 "미래 전장 환경에 부응하는 핵심기술 개발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폴리머 전지를 이용한 잠수함용 전원공급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성공한 점도 고무적인 성과다. 이를 통해 잠수함의 중요한 성능 중 하나인 잠항 지속 시간과 수중 최대 속력 지속시간을 크게 향상했다는 게 HD현대중공업의 설명이다.
국내 함정 산업의 전문인력 축소, 한정적인 내수 시장, 경쟁 심화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이사는 "함정 산업을 지속 성장시키기 위해선 국내 방산업체가 협력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는 수출과 내수가 선순환되는 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에서만 경쟁하기에는 우리가 가진 자원이 너무 크고 역량이 많다. 세계로 나가기 위해 산업계, 정부가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win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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