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마약 소탕 영웅'의 추락…前광둥성 공안청장 150억원 수뢰

입력 2023-11-24 09:57  

中 '마약 소탕 영웅'의 추락…前광둥성 공안청장 150억원 수뢰
10년 전 무장경찰 4천여명 이끌고 마약 소굴 와해로 칭송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마약 소탕의 영웅'으로 불렸던 중국 광둥성의 전 공안청장이 법정에서 150억원의 뇌물 수수 혐의를 인정했다고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가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난성 천저우시 중급인민병원에서 7천940만 위안(약 150억원)을 수뢰한 혐의로 기소된 리춘성 전 광둥성 부성장 겸 공안청장은 전날 재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혐의 내용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쳤다.
그는 광둥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주임이었던 작년 12월 기율 및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며 자진 신고했고, 지난 6월 공산당적과 공직을 박탈당하는 솽카이(雙開) 처분받은 뒤 검찰로 이송됐다.
천저우시 인민검찰원은 그가 2001년 하반기부터 작년 5월까지 20여년에 걸쳐 직위를 이용, 기업인들이 사업 수주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인사에 관여해 특정인을 승진시키는 등의 대가로 총 7천940만 위안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했다.
1961년 허난성 정저우 출신으로 중학교 역사 교사에서 공안으로 전직한 그는 한때 '마약 소탕의 영웅'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광둥성 부성장겸 공안청장이던 2013년 12월 이른 아침에 직접 4천여 명의 무장 경찰을 이끌고 루펑시 보서촌의 마약 범죄 소굴 소탕에 나섰다.
당시 이 일대를 근거지로 삼았던 '마약 대부' 차이둥자가 이끄는 18개 마약 밀매 조직의 조직원 182명을 전원 체포하고, 77개 마약 제조공장을 파괴한 뒤 필로폰 3t과 마약 원료 23t, 총기 9정 등 무기를 압수했다.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차이둥자는 2019년 형이 집행됐다.
이 사건은 중국 마약 범죄 퇴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회자했고, 후에 '마약 섬멸 작전(破氷行動)'이라는 TV 드라마로 제작돼 방영되기도 했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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