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 생일날 풀려날까…카운트다운 속 피말리는 인질 가족들

입력 2023-11-24 10:59  

네살 생일날 풀려날까…카운트다운 속 피말리는 인질 가족들
이스라엘 정부, 인질 가족 전원에 석방 명단 통보
"내 딸은 명단에 없어"…희비 엇갈리는 가족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합의한 일시 휴전과 첫 인질 석방이 불과 몇시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석방 대상자 명단이 인질 가족들에게 전달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의 인질 담당 조정관 갈 허쉬는 24일 풀려나는 인질들의 가족들에게 석방 대상이라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석방 대상이 아닌 나머지 인질들의 가족들에게도 명단을 전달했다.
첫 인질 석방은 휴전 개시 9시간 뒤인 이날 오후 4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는 나흘간의 일시 휴전이 현지시간으로 24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날 풀려나는 이들은 이스라엘 여성과 어린이로 모두 13명이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240여명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한 달 반이 넘도록 가족의 생사를 몰라 고통 속에 지내온 가족들은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격적인 인질 석방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붙잡혀간 가족이 석방 명단에 포함될지 가슴 졸이며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날들을 보내야 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가족들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사촌이 두 자녀와 함께 끌려갔다는 에얄 칼데론은 "우리는 지난 47일간 이미 감정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타왔고 오늘도 다르지 않다"고 토로했다.
석방 명단이 대외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은 가운데 명단을 통보받은 가족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자신의 두 딸이 이번에 풀려나지 않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마얀 진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며 "아이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애끓는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에 석방되는 인질 가족들에게는 다행이라면서 모든 인질이 풀려나길 희망했다.
78세 노모가 첫 석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가이 메츠거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복권에 당첨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합의에 따라 인질들이 매일 순차적으로 풀려날 때 자신의 어머니도 석방되길 바란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같이 납치된 아버지(80)도 고령이지만 이번 석방 대상이 여성과 아이들이어서 언제 풀려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탈 이단은 피 말리는 심정으로 조카 애비게일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첫 인질 석방 당일인 24일 네 번째 생일을 맞게 된 애비게일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부모를 잃고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단은 인질 석방 합의 발표 후 "지난 24시간 동안 거의 숨도 못 쉴 지경"이라며 "매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진다"며 애끓는 심정을 호소했다. 그는 24일 조카의 생일에 축하 행사를 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9살과 6살인 나머지 두 조카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이스라엘군에게 구조됐다.
이단은 두 조카도 "괜찮지 않다"며 바람이 부는 소리에도 떤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부모를 잃은 애비게일이 이제 유일하게 남은 형제자매와 함께 있어야 한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앞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2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최소 50명의 여성과 어린이가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국 국적자인 여성 2명과 3살짜리 어린이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애비게일이 이스라엘과 미국 이중국적자라고 전했다.
납치된 아내(52)와 딸(12)이 석방 명단에 포함되길 간절히 바라온 헨 아비그도리는 인질 석방 합의 후 "지난 48일 동안 우리를 버티게 해준 건 오직 희망뿐이었다"고 BBC에 말했다.
이스라엘의 유명 TV 코미디 작가인 그는 "하지만 너무 조심스러워서 희망을 너무 높게 두지 않고 있다"면서 "16살 아들과 모든 가족에게 말했듯이 내 두 눈으로 두 사람을 보는 날까지 우리는 아무것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아내와 딸이 억류된 환경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고도 했다. 그의 아내와 딸이 첫 석방 대상에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22일 나흘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가자지구에 갇혀 있는 240여명의 인질 가운데 50명을 하마스가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yunzh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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