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12살 인질 구타·위협…키부츠 살해 영상 시청 강요도"

입력 2023-11-30 10:04   수정 2023-11-30 17:04

"하마스, 12살 인질 구타·위협…키부츠 살해 영상 시청 강요도"
풀려난 인질 가족 증언…"이불 없이 맨바닥서 자"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2세 이스라엘 소년 인질을 구타하고 이스라엘 침공 현장을 찍은 영상을 보도록 강요했다는 인질 가족의 증언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에 납치됐다 지난 27일 석방된 12살 에이탄 야할로미의 친척 데보라 코헨은 이튿날 프랑스 방송 BFM TV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코헨은 에이탄이 자신에게 가자지구에서 겪은 일들을 전해줬다며 "그가 가자에 도착했을 때, 거기 있던 모두가 12살짜리 어린 아이인 그를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는 아이들은 소총으로 위협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코헨은 하마스가 에이탄에게 지난 달 7일 이스라엘 남부 마을을 습격해 민간인들을 살해한 영상을 보도록 강요했다고도 전했다.
하마스는 당시 대대적인 로켓포를 동원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근에 있는 이스라엘 남부 키부츠(집단농장)와 소도시 등 20여곳에 침투해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1천명 이상을 살해했다.
코헨은 인터뷰에서 "(에이탄이 풀려난) 어제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며 "하지만 이 얘기를 듣고 나니 이제 걱정된다. 나는 에이탄이 잘 대우받기를 바랐는데 분명 그러지 못한 것 같다. 그들은 괴물들"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에이탄의 아빠 오하드는 총상을 입은 채로 여전히 가자에 억류되어 있다.
어린이 인질의 가족들은 이들이 풀려난 뒤에도 억류 기간에 받았던 심리적 압박의 여파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26일 풀려난 9살 소녀 에밀리 핸드의 아버지는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딸이 밤마다 울다가 잠이 들고 있다면서 "천천히, 조금씩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에밀리를 포함해 인질로 잡혀 있던 어린 인질들은 억류 기간에 큰 소리를 내면 안된다는 위협을 받아 풀려난 뒤에도 말을 할 때 속삭이고 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다른 인질들의 경험담도 가족들을 통해 조금씩 전해지고 있다.
인질들은 좁은 지하 통로와 방에서 불빛이나 전기가 거의 없는 상태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요원에 의해 대부분의 행동이 엄격하게 통제당했으며 인질들끼리 은밀하게 소통하는 것을 우려해 펜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BBC는 전했다.
지난 24일 석방된 78세 루티 먼더는 이스라엘 방송사 채널 13에 자신은 운 좋게 몸을 덮을 천을 받았지만, 어린아이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은 맨몸으로 잠을 자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트리스가 없는 벤치에서 천을 덮고 잤다며 "소년들은 벤치 밑 맨바닥에서 잠을 잤다. 우리는 그들을 우리 가까이에 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납치된 몇몇 인질들은 가족과 떨어져 생사를 모르고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먼더 가족들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루티와 함께 인질로 잡혀있다 석방된 딸 케렌은 풀려난 뒤에야 자신의 아버지 아브라함(78)이 아직 인질로 잡혀있다는 소식을 가족들에게 듣고 "그가 죽지 않았구나"라고 대답했다.
루티는 자신의 아들 로이가 하마스에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인질로 잡혀있는 동안 하마스 대원이 듣고 있던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알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일시 휴전 엿새째인 29일까지 이스라엘인 인질 70명이 석방됐다. 외국인 인질은 태국인 23명과 필리핀인 1명 등 27명이 풀려났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210명을 석방했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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