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러 외무 영공통과 거부…러 "터무니없어"

입력 2023-11-30 19:46  

불가리아, 러 외무 영공통과 거부…러 "터무니없어"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불가리아가 국제회의에 참석하려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탄 비행기의 영공 통과를 거부했다고 크렘린궁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라브로프 장관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장관회의가 열리는 북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로 향하다가 불가리아 영공 통과가 불허되는 바람에 그리스 영공으로 우회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고 어리석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유럽연합(EU) 제재 명단에 오른 자신이 이 비행기에 탑승했기 때문에 불가리아가 영공 통과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혐오주의자들의 악의적인 어리석음탓에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비행기가 아니라 그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을 공식 당국이 금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수천 명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요원에게 유사한 비행 금지 조치를 적용할 수 있다"면서 "불가리아가 위험한 선례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불가리아 외무부는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라브로프 장관이 이 회의에 초대받은 것에 반발하며 일제히 불참을 선언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전날 "라브로프는 러시아가 왜 비난받고 고립됐는지 모두에게 다시 들어야 한다"며 "그런 다음 그는 크렘린궁으로 돌아가 크렘린궁 주인(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EU와 OSCE가 한목소리로 러시아의 공격적이고 불법적인 행동을 규탄한다고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냉전 시기인 1970년대 동서 간 긴장 완화 취지에서 만들어진 OSCE의 창설 멤버다. OSCE는 유럽 주요 국가는 물론 미국 등 57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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