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에펠탑 인근서 獨관광객 피습 사망…"신은 위대하다" 외쳐(종합2보)

입력 2023-12-03 12:20  

파리 에펠탑 인근서 獨관광객 피습 사망…"신은 위대하다" 외쳐(종합2보)
영국인 등 2명 부상…프랑스인 용의자 "가자사태에 분노"
마크롱 "테러 공격"…올림픽 앞두고 안전 우려 커져


(파리·서울=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김계연 기자 = 2일(현지시간) 밤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괴한이 행인들을 공격해 독일인 관광객 1명이 숨지고 최소 2명이 다쳤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용의자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프랑스인으로, 체포되기 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센강을 가로지르는 비르하켐 다리 인근이다.
비르하켐 다리는 에펠탑에서 직선거리로 약 600m 떨어져 있다.
용의자는 토요일인 이날 오후 9시께 비르하켐 다리 인근 센강변에서 아내와 함께 있던 필리핀 태생의 독일인 관광객의 등과 어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용의자는 경찰이 출동하자 센강을 건너 도주하면서 다른 관광객과 60대 프랑스인을 둔기로 공격했다.
이 가운데 아내·아들과 함께 걷고 있던 영국 국적 관광객은 망치로 머리를 맞았다고 프랑스 언론은 전했다.
현장을 목격했다는 조제프(37)는 비명과 함께 사람들이 도망치며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고 넘어진 남성이 공격당한 지 10분 만에 경찰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인근 광장에서 격렬하게 저항하는 용의자에게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쏴 제압하고 체포했다.
프랑스 대테러 검찰은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용의자는 경찰에서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에서 너무 많은 무슬림이 죽어가고 있다"며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서도 분노한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파리 외곽 뇌이쉬르센 출신의 26세 남성이며 최근까지 파리 남쪽 에손 지역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2016년 또 다른 공격을 계획한 혐의로 체포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이 때문에 프랑스 정부의 잠재적 위험인물 명단에 올랐으며 심각한 정신적 문제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다르마냉 장관은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며 이날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대테러 검찰은 이제 프랑스 국민의 이름으로 정의가 실현되도록 진상을 규명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도 X에 "우리는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지난 10월 동북부 아라스 지역 강베타 고등학교에서는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 20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교사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의심을 받아 프랑스 정부의 잠재적 위험인물 명단에 올라가 있던 상태였다.
프랑스는 강베타 고교 사건 이후 안전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그러나 내년 파리 올림픽을 7개월여 앞둔 시점에 또 이같은 사건이 발생해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내년 7월26일 센강에서 최소 60만명이 참석하는 올림픽 사상 최대 개회식을 준비하고 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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