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IMO 사무총장 "국제사회 韓기여 환영 분위기, 큰 힘 됐다"

입력 2023-12-10 07:00  

[인터뷰] IMO 사무총장 "국제사회 韓기여 환영 분위기, 큰 힘 됐다"
'세계 해양 대통령' 임기택 총장, 8년 임기 마치고 연말 퇴임
"한국 사회는 거대한 학교, 청년 해외진출 권해"…"최근 IMO서 한국 영향력 폭발적 증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8년 임기를 마치고 올해 말 퇴임하는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한국의 기여를 환영하는 분위기에서 활동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임기택 총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열린 퇴임 기념행사와 지난달 1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임 총장은 "국제 해운·조선산업에서 한국이 지도력을 발휘할 능력을 갖추고 국제 사회도 한국의 기여를 환영하는 상황에서 IMO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큰 힘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K컬처에 관한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임기를 마무리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임 총장 임기 중 대표 성과로는 지난 7월 회원국들이 2050년경 국제 해운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내용의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채택한 일이 꼽힌다.
그는 "2015년 파리협약 이후 어느 영역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만장일치 합의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며 "추진 동력이 강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IMO 기후변화 대응 전략이 달라지면 세계 해운과 조선 생태계 전체가 뒤바뀐다"며 "선박에 큰 투자를 유발하고, 해운회사의 선박 관리·영업 전략, 항만의 정보·연료 공급 시스템 등의 변화를 유도하며 에너지·금융 등에까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선박 친환경화와 맞물려 선박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효율성 확대를 위해 인공지능(AI)이 들어올 수밖에 없고, 그 여파로 자율운항 선박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특히 조선 부문은 엄청난 물량 변화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한국이 국제사회에 기여하면서 역할을 강화할 방안을 잘 수립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 총장은 "기후변화 대응에 관해 만장일치 합의를 끌어내는 과정엔 몇 차례 큰 위기가 있었고 막판까지도 극적인 장면들이 펼쳐졌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때 신속히 화상 회의 진행 규정을 만들어서 논의를 계속했지만, 진척이 더뎌졌을 뿐 아니라 만나지 못하는 사이에 회원국 사이에 골도 심각하게 깊어졌기 때문이다.
선진국, 개도국, 에너지 생산국, 도서국 등으로 분열된 회원국들을 화합하는 데 가장 큰 중점을 뒀다는 그는 "개별 회원국의 마음을 들어주고, 상대방의 상황을 전해주며 윤활유 역할을 하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대화가 무산될뻔하다가 다시 이어지곤 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며 "회원국들은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은 공통적이었고, 업계에선 투자 불확실성이 사라지길 바랐기 때문에 성사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IMO에서 임 총장의 위상은 퇴임 기념행사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임 총장은 회원국 대표단, 사무국 직원, 외부 관계자 등 약 500명이 참석한 행사에서 함께 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누려는 사람들을 응대하느라 걸음을 옮기지 못하곤 했다.
앙골라 대표단 관계자는 임 총장에 대해 "모두에게 공평했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마음이 상하는 사람이 없도록 챙겼다"며 "선원 권익과 복지에 관심을 많이 기울인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태국 대표단 관계자는 "아시아인들에게 좀 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IMO 관계자는 "임 총장이 위아래 구분 없이 모두에게 '친근한 브라더'같이 다가갔고, 바비큐 파티 등 사람들이 업무 밖에서 친해질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며 "이를 통해 소통이 원활한 문화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 한국 음식, 한국 노래방 기계, 회식 등을 활용했고 IMO는 한국 방식에 젖어 들었다.
차기 사무총장인 파나마 출신 아르세뇨 도밍게즈 IMO 해양환경국장은 인사말에서 "임 총장이 한국에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땐 사무실에서 잔 이야기를 많이 해서인지 기후변화 대응 전략 채택을 앞두고 사무국에서 침낭을 구해다 줬다"며 "그러나 나는 한국인이 아니므로 집에 가서 자고 아침에 일찍 왔다"고 농담했다.

임 총장은 "임기 중에 우선 운이 좋았고, 두 번째로는 한국 사회라는 거대한 학교에서 많이 배운 덕을 봤다"고 말했다.
비주류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오늘에 이른 임 총장에게 청년들에게 건네고 싶은 조언을 묻자 "글로벌 무대에선 소위 '스카이' 출신이냐 아니냐는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라며 "한국 사회에서 강하게 훈련받았다는 자신감을 갖고, 틀 밖으로 시야를 넓혀 해외 진출을 많이 시도하라고 강조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은 문화, 사회 관습 등이 국제사회에서 잘 통할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특히 한국 여성들의 경쟁력이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임 총장은 IMO에서 향후 한국의 입지에 대해 "사실 사무총장은 그다지 변수가 되지 않고 회의에 참석하는 대한민국 대표단 등이 부가가치를 보여주면 그만큼 영향력이 커진다"며 "최근 수년간 한국의 역할이 언급되는 일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평가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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