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선 D-30] ① 미중 대리전…친미 민진당 수성 vs 친중 국민당 도전 '박빙'

입력 2023-12-14 07:05   수정 2023-12-14 08:16

[대만 대선 D-30] ① 미중 대리전…친미 민진당 수성 vs 친중 국민당 도전 '박빙'
결과 따라 대만해협 둘러싼 미중 힘겨루기 변곡점…3위 민중당 후보 행보 막판 변수 관측
中, '강온 양면책' 선거 개입 지속할 듯…美, 표면적 불개입 속 "中 개입 말라" 촉구 신경전
"재집권시 양안·미중 갈등 지속…정권교체시 획기적 양안 경제협력에 美 대중 압박 약화"

[※ 편집자주 = 내년 1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대선)가 14일로 3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독립·친미 성향 집권당 후보와 친중 성향 제1야당 후보가 맞붙은 '미중 대리전'이란 점과, 선거 결과에 따라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간 힘겨루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 때문에 이번 선거에 대한 국제사회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대선 판세 및 의미와 현지 유권자 반응 그리고 전문가 분석 등 기획기사 3꼭지를 일괄 송고합니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내년 1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대선)가 14일을 기준으로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친미·독립 성향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와 친중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 간 박빙의 양강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두 후보가 선거 막판까지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뒤쳐진 중도 성향 커원저 후보 행보가 막판 판세를 가를 중대 변수로 거론된다.
친미와 친중 성향 후보 간 격돌로 '미중 대리전'으로 평가되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진행 중인 미중간 '힘겨루기'가 중대 변곡점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런 만큼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을 지속 중인 중국이 선거 막판까지 어떤 식으로든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걸로 보이고, 미국은 중국의 선거 개입을 끝까지 막으려 할 것으로 보여 양국간 신경전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 라이칭더-허우유이 '박빙' 양강 구도…3위 커원저, 완주? 사퇴?
대만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7∼8일과 11일 20세 이상 성인 1천2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35.1% 지지율로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32.5%)에 앞섰다.
그러나 이번 보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p)로, 두 후보 간 격차 2.6%p는 오차 범위 이내다.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 지지율은 17.0%로 두 후보와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다른 여론조사들도 양상은 비슷하다. 라이 후보와 허우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1·2위 자리를 지키며 경합 중이고, 커 후보는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양상이다.
박빙 양상은 막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선거 전문가는 국민당 지지자들이 실제 투표장에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우쯔자 미려도전자보 회장도 최근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에서 국민당 후보 지지율이 민진당 후보 지지율보다 낮지만, 국민당 지지자 대부분이 40세 이상으로 전통적으로 투표 인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40세 이상 유권자 투표율이 보통 80%대, 20~40세 투표율이 대체로 50% 이하이므로 실제 투표에서 최종 득표 차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우 회장은 전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위 커 후보가 막판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관계연구실 지역연구센터장은 연합뉴스에 "관건은 커원저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푸단대 정치학 박사인 양 센터장인 "커 후보 지지율이 빠지고 있지만, 국민당은 양강 구도가 유리하기에 커 후보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우 후보와 커 후보는 애초 지난달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었지만, 누가 후보가 되느냐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단일화가 무산된 바 있다.
대만 국립정치대 박사인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커 후보가 지지율 하락 속 마지막에 사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커 후보가 사퇴한다면 커 후보 지지자 표는 민진당과 국민당 양당으로 분산되겠지만 단일화 추진 등의 행보 등을 고려할 때 국민당으로 결집하는 표가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중 대리전'…결과 따라 대만해협 주도권 경쟁에 '변곡점'
선거가 박빙으로 가는 만큼, 이번 선거에 대한 미중 양국의 신경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차기 총통이 친미 성향 인사일지, 아니면 친중 성향 인사일 지에 따라 대만해협을 둘러싼 힘겨루기 경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압박과 유화'의 강온 양면책을 동시에 구사하며 대만 선거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이어왔고, 선거 직전까지 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만을 상대로 한 무역 장벽 여부 조사를 연장한 데 이어 대만산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연장했다. 경제적 압박으로 민진당에 대한 민심 이반을 꾀해 대선을 중국에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항공모함이나 전투기 등을 동원, 대만을 겨냥한 무력시위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대만 독립=전쟁'이라며 라이 후보 '낙인찍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그 활동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민중의 이익에 대한 최대의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동시에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과 마주 보는 푸젠성의 부성장을 '대만인 2세'를 임명하는가 하면, 대만 유권자 다수를 '저가'에 중국 여행을 시켜주는 등 환심을 사려는 조치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독립 국가인 대만 내정에 외견상으로는 거리를 둬 왔지만 내심으로는 친미 성향인 민진당의 재집권을 희망하고 있다. 중국 영향력 견제를 위해 대만해협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을 향해 선거에 개입하지 말 것을 지속해서 촉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만해협 인근에서 군사 활동을 자제하고 대만 선거 절차를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샌드라 우드커크 타이베이 사무처장도 이달 초 국립대만대 연설에서 "대만 선거는 외부 간섭을 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민진당 재집권을 막기 위해 선거에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인 만큼, 중국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양 센터장은 "민진당이 이기면 상시 군사훈련이나 대만해협 무력시위, 자원의 차단이나 왜곡을 통한 교란 등 지금보다 중국의 강압이 더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또한 대만 정부와 관계를 강경하게 가져가면서도 대만 국민을 직접 상대하는 당근 전략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민당이 이기면 중국은 획기적인 경제협력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국민당과 대만을 끌어안을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도 "라이칭더가 총통이 된다면 미중 갈등과 양안관계의 현재 긴장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안보를 강조하는 라이칭더는 미국에 기대려는 기류가 더 강해지고 대만 문제와 관련된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허우유이가 당선된다면 중국과 직접 대화하고 중국과의 교류를 통한 안정적 관계를 강조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대만을 이용해서 대중 압박을 하는 데는 한계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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