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권교체로 K2·K9 방산계약 차질?…K-방산업계 '긴장'

입력 2023-12-11 17:27   수정 2023-12-12 17:24

폴란드 정권교체로 K2·K9 방산계약 차질?…K-방산업계 '긴장'
'총선 승리' 폴란드 야권 관계자 '총선 이후 체결 계약 무효' 가능성 언급
국내업계, 상황 예의 주시…"군 현대화 시급한 폴란드, 계약변경 쉽지 않을 것"



(세종·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김동규 기자 = 폴란드 새 정부가 전 정부에서 지난 10월 총선 이후 체결한 무기 수입 계약 일부를 무효로 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지난해 '폴란드 잭폿'을 터뜨렸던 국내 방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본계약에 이어 1차 계약을 맺고 납품을 시작한 국내 방산업체 중 2차 계약을 맺지 않은 업체와 폴란드 총선 이후 2차 계약을 맺은 업체를 중심으로 달라진 폴란드 정치 환경이 추가 계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가 나온다.
다만, 폴란드 안보 상황이 신속한 무기 납품이 가능한 한국 방산 업체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고, 정부가 맺은 계약을 손바닥 뒤집듯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폴란드 야권 연합의 일원인 시몬 호워브니아 하원의장이 폴란드 민영 방송에 "법과정의당(PiS) 임시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 10월 15일 총선 이후 PiS는 예산을 쓰지 않고 국가 관리에만 권한을 제한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총선에서 집권당이자 민족주의 성향 우파 보수정당인 PiS는 하원에서 35.4%를 득표해 제1당이 됐지만,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 성공한 야권 연합에 정권을 내주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폴란드 정치 상황 변화에 따라 한국의 방산 수출에도 불똥이 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국내 방산업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폴란드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당장 지난 4일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152문 등을 수출하는 내용의 2차 계약을 맺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보도 내용의 진의를 파악하면서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날 폴란드 하원의장의 발언은 '총선 이후 계약'에 대한 문제 제기 성격이 강한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차 계약이 바로 이 시기 체결됐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폴란드 내부의 정치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폴란드가 군 현대화 사업을 한순간에 손바닥 뒤집듯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672문,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그해 8월에 K-9 212문, 11월에 천무 218대를 수출하는 1차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지난해 1차 계약에서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한 뒤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남겨 둔 현대로템 역시 추가 계약 체결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현대로템은 2차 계약을 서두르기보다 새로 들어서는 정부와 공감대 속에 2차 계약을 원만히 체결하려 현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폴란드와 경공격기 FA-50 48대의 수출 계약을 한꺼번에 체결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다.
이미 1차 계약에서 계획한 모든 수출 물량을 소화한 KAI는 1·2호기를 시작으로 올해 연말까지 FA-50GF 12대를 우선 납품하고, 나머지 36대는 성능 개량 버전인 FA-50PL(Poland) 형태로 2025년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순차 납품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다만, KAI는 향후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등의 폴란드 도입 추진 과정에 정권교체가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산업계는 폴란드와의 계약 변경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상황이 비관적인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로서는 하루빨리 군·무기체계 현대화를 이루는 것이 시급한 과제인데, 'K-방산' 같은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A 방산업체 관계자는 "폴란드가 한국 방산 업체를 선택한 것은 군 현대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라며 "한국만큼 무기 납품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쉽게 기존 계획을 바꾸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로템은 작년과 올해 계획했던 K-2 전차 28대에 대한 납품을 조기에 완료해 현지에서 '로켓 배송'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B 방산업체 관계자는 "이미 선수금이 지급되고, 1차 계약 물량이 납품되는 상황에서 무기에 대한 보수·정비 등 관리도 함께 따라가는데, 호환성 등 측면에서 이미 선택한 무기체계를 바꾸는 것도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 방산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국방·외교 채널을 통해 폴란드 새 정부와 군사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방산업계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cha@yna.co.kr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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