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우회기 품은 캐나다 시골 인심, 또 불시착 승객 환대

입력 2023-12-14 11:40  

9·11테러 우회기 품은 캐나다 시골 인심, 또 불시착 승객 환대
미 델타항공 여객기, 캐나다 북동부 구스베이에 비상착륙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2001년 9·11 테러 발생 당시 미국으로 향하는 하늘길이 전부 막힌 탓에 우회한 승객 수천명을 따뜻하게 환대해 화제가 된 캐나다 북동부 외딴 지역이 다시 한번 넉넉한 시골 인심을 보여줬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미국 디트로이트로 향하던 델타항공 여객기가 대서양을 끼고 있는 캐나다 북동부 뉴펀들랜드 라브라도주에 비상착륙했다.
델타항공 측은 해당 여객기가 엔진 제빙 장치가 작동을 멈춘 후 인구 8천명의 작은 마을 구스베이 항공에 불시착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승객 270명을 태우기 위해 대체 항공기가 투입됐지만, 악천후 속에 수 시간에 걸친 대기 시간이 흐른 뒤 해당 항공기의 조종사 3명과 승무원들의 하루 최대 근무 시간이 초과된 탓에 재이륙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비행기를 타고 있던 승객 일부는 소셜미디어에 "가장 거친 비상착륙이었다", "제발 구해줘"라는 글을 올려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
이들은 새벽까지 꼬박 10시간 동안 공항에서 발이 묶였지만 결국 디트로이트행이 좌절되면서 결국 공항 인근의 군 막사에서 눈을 붙일 수밖에 없었다.



유럽으로 출장을 갔다가 돌아가는 길이었다는 트레버 윌슨(42) 씨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체 결함 때문에 캐나다로 비행기가 우회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즉각 뮤지컬 '컴프롬어웨이'(Come From Away)가 뇌리를 스쳤다고 말했다.
이 뮤지컬은 22년 전 9·11 테러 당일 미국 상공이 막히며 미국행 여객기 수십 대가 캐나다 뉴펀들랜드 라브라도주의 마을 갠더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진 일을 담은 브로드웨이 작품이다.
당시 갠더 주민들은 도시 인구와 맞먹는 불시착 승객들이 들이닥치자 임시 거처와 먹을 음식을 마련하고, 승객들이 씻을 수 있도록 기꺼이 집을 내어주는 등 믿을 수 없는 친절함으로 당황한 승객들을 환대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윌슨 씨는 "이곳(구스베이)도 작은 마을이었고, 사람들은 우리를 진정으로 돕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들이 지친 승객들을 버스로 군 막사까지 실어 나르고, 몸을 녹일 수 있도록 따뜻한 코코아를 타 줬다며 "모두가 정말, 정말, 정말 친절했다"고 강조했다.
델타항공 대변인은 디트로이트행 항공기가 구스베이에 불시착한 뒤 현지 당국과 주민들의 협조로 승객들을 위해 음식과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면서, 승객이 겪은 불편을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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