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소년, 실종 6년만에 프랑스서 발견…"영적공동체서 살아"

입력 2023-12-15 16:07  

영국소년, 실종 6년만에 프랑스서 발견…"영적공동체서 살아"
11세때 엄마·조부와 여행 갔다가 연락두절…"할머니 보고 싶어 길 나서"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스페인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 실종된 10대 영국 소년이 6년 만에 프랑스에서 발견됐다. 그동안 '영적 공동체'에서 살았다는 이 소년은 길가에서 만난 한 배달기사의 도움으로 집에 돌아갈 수 있게 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수사당국은 지난 2017년 스페인에서 실종된 앨릭스 배티(당시 11세)를 전날 오전 프랑스 남서부 툴루즈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주의 올덤에 살던 앨릭스는 그의 엄마인 멜라니, 할아버지 데이비드와 함께 스페인 말라가로 여행을 떠난 뒤 자취를 감췄다.
알렉스의 법적 후견인은 멜라니가 아닌 할머니 수전 카루아나였다. 수전은 멜라니와 데이비드가 앨릭스를 어디론가 데려갔을 거라고 의심하며, 매일 손자의 생사를 걱정하며 지냈다.
수전은 멜라니와 데이비드가 앨릭스가 학교에 가지 않고 '대안적 삶'을 살기를 바랐다며 2014년에는 모로코의 한 공동체로 앨릭스를 데려갔었다고 설명했다.
미제로 남을 뻔한 실종 사건은 툴루즈의 한 배달기사의 기지로 실마리가 풀렸다.
프랑스 지역신문 '라 데페쉬'에 따르면, 배달기사 파비앵 아시디니는 길을 걷는 앨릭스의 행색이 미심쩍어 말을 걸었고, 앨릭스는 엄마를 떠나 영국에 있는 가족을 만나려고 4일 넘게 산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앨릭스는 평범한 삶과 거리가 먼 '영적 공동체'에서 살았다면서 그동안 엄마가 자신을 가둔 적도, 엄마에 대한 적대감도 없지만 할머니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호소했다.
사연을 들은 아시디니는 앨릭스를 인근 경찰서에 데려갔다.
앨릭스의 고모인 모린은 영국 매체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앨릭스를 찾아 기쁘다"면서도 "앨릭스의 엄마나 할아버지가 어디 있는지 모르고 아직 앨릭스에게 그것에 관해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은 알렉스의 실종 후 발표한 성명에서 알렉스의 엄마 멜라니, 할아버지 데이비드를 유괴 혐의와 관련해 수배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은 알렉스를 찾은 것과 관련, 안전조치 마련을 위해 프랑스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며 "장기간 진행된 복잡한 수사이므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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