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美산업화 상징' US스틸 18조원에 인수(종합)

입력 2023-12-19 05:32  

일본제철 '美산업화 상징' US스틸 18조원에 인수(종합)
닛케이 "일본제철 M&A 중 최대 규모…미일, 철강 공급체제 정비"
인수 뒤 조강 생산량 세계 4위→3위 상승…122년 역사 한때 '세계 1위'



(도쿄·뉴욕=연합뉴스) 박상현 이지헌 특파원 = 한때 세계 철강시장을 주도하며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꼽혀 온 기업인 US스틸이 일본 철강기업에 인수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19일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18조3천억원)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주식을 모두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둘 예정이다.
일본제철 측은 US스틸 인수와 관련해 "미국은 선진국 최대 시장으로 고급 강재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US스틸은 지난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사들여 세운 122년 역사의 회사다.
당시 카네기는 미국 최대 철강회사인 카네기스틸을 모건이 이끄는 트러스트에 4억9천200만달러에 매각한 뒤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자선사업에 매진했다.
카네기스틸에 페더럴 스틸 컴퍼니, 내셔널 스틸 컴퍼니가 합병하면서 탄생한 US스틸은 세계 최대 철강회사이자 사상 처음으로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돌파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본사를 두고 75년간 이 건물의 주요 임차인 지위를 누리기도 했다.
전성기였던 1943년 직원 수는 34만여 명, 1953년 조강생산량은 3천500만 톤에 달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일본과 독일, 이어 중국에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고, 수익성이 컸던 에너지 사업 부문 등을 분리하면서 기업 가치가 줄어들었다.
한때 시가총액 세계 1위였던 US스틸은 2014년에는 미국 주요 500개 대기업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US스틸이 여러 기업으로부터 인수 관련 제안을 받고, 이를 검토 중이라는 사실은 이미 지난 8월에 알려졌다.
US스틸은 경쟁사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의 약 72억 달러(약 9조3천672억원) 규모 인수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해외 사업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인식한 일본제철은 세계 조강 생산 능력을 1억t으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인도와 태국 철강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일본제철의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4만437만t으로 세계 4위였는데, 27위 업체인 US스틸을 인수하면 3위로 부상한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일본제철의 인수·합병(M&A) 중에는 역대 최대급"이라며 "철강업계에서 미국과 일본의 역사가 오랜 기업 간 대형 재편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기차에 사용하는 고기능 강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이 중요물자의 공급 체제를 정비하게 됐다"며 일본제철이 미국 사업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철강노조는 사측이 노조와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채 일본제철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며 반발했다.
데이비드 맥콜 철강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이 상징적인 미국 기업이 국내에서 소유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매각 과정에서 사측에 대화 통로를 열어뒀다"며 "대신 회사는 헌신적인 직원들의 우려를 제쳐놓고 외국 기업에 매각을 결정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일본제철로의 매각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US스틸 주가는 장중 전장 대비 26% 급등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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