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원숭이 집단에도 행동 규범 등 고유 사회적 전통 있다"

입력 2023-12-20 10:11  

[사이테크+] "원숭이 집단에도 행동 규범 등 고유 사회적 전통 있다"
스위스·佛 연구팀 "집단 간 행동·관습 차이 확인…학습돼 후대로 전승"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원숭이 집단에도 구성원들이 따르는 행동 규범과 관습 등 고유의 사회적 전통이 존재하며, 이런 행동이 '사회적 분위기'로 자리 잡아 사회적 전통이 다음 세대로 전승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로잔대·프랑스 툴루즈 폴사바티에대 엘레나 케르쟝 연구원팀은 20일 과학 저널 'i사이언스'(iScience)에서 아프리카 버빗원숭이 집단들을 관찰해 각 집단에 사회적 관습에 따른 행동 규범 등 전통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케르쟝 연구원은 "9년간 관찰 연구를 통해 서로 이웃한 원숭이 집단에서 다양한 사회적 전통과 행동 방식을 발견했다"며 "이런 사회적 관습에 따른 행동 전통은 전승돼 각 집단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말했다.
사람의 경우 지역사회나 조직 등에는 다른 지역이나 조직과는 다른 사회적 관습이나 규범이 있다. 집단 구성원은 물론 새로 참여하는 사람도 그 집단의 사회적 전통에 맞춰 행동하고 적응한다. 하지만 다른 사회적 동물에게도 이런 전통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케르쟝 연구원은 동물들도 사람처럼 전통을 따르는 행동을 한다고 알려졌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주로 도구 사용 같은 기능적 측면에 초점을 맞췄을 뿐 집단의 사회적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행동 차이 등은 연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아프리카의 야생 버빗원숭이 247마리로 구성된 앙카세(AK), 바이 단키(BD), 노하(NH) 등 3개의 이웃 무리를 2012년부터 2020년까지 관찰, 각 집단의 원숭이들이 보인 사회적 상호작용 8만4천704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원숭이들의 사교성이 그룹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앙카세(AK) 그룹의 원숭이들은 다른 두 그룹 원숭이에 비해 더 사교적이고, 털을 손질해주는 친밀한 행동을 할 때 서로 번갈아 가며 해주는 등 상호주의 원칙을 따르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 그룹의 이런 사회적 전통은 '사회적 분위기'로 자리 잡아 학습을 통해 다음 세대로 전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르쟝 연구원은 "AK 그룹의 원숭이들은 다른 두 그룹의 원숭이들보다 서로 훨씬 더 많은 친화적 행동을 보였고, 그룹 간의 이런 차이는 9년간의 연구 기간 내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말했다.


또 한 그룹에서 다른 그룹으로 옮긴 수컷 6마리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자기 그룹을 떠나 다른 그룹에 합류한 원숭이는 새 그룹의 전통에 맞춰 행동을 고치고 적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교성이 높은 AK 그룹에서 덜 사교적인 BD나 NH 그룹으로 옮긴 수컷은 사교성이 떨어지고 상대를 공정하게 대하는 태도가 감소했으며, 다른 그룹에서 AK 그룹으로 옮긴 수컷은 반대로 사교성이 증가했다.
케르쟝 연구원은 "수컷들이 자신의 사회성을 새 집단에 맞게 적응시켰는데 이는 동료 집단 압력에 의한 사회적 순응 현상의 좋은 예"라며 "다른 개체들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규범적 규칙은 새 집단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원숭이 집단에도 사회적 전통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이런 전통이 어떻게 도입되고 전승되는지, 그 과정에서 그룹 리더 등 유력 개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출처 : iScience, Elena Kerjean et al., 'Social dynamics of vervet monkeys are dependent upon group identity', http://dx.doi.org/10.1016/j.isci.2023.108591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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