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북한영변 경수로 온수 배출"…핵탄두 재료 증산 우려(종합)

입력 2023-12-22 15:46  

IAEA "북한영변 경수로 온수 배출"…핵탄두 재료 증산 우려(종합)
사무총장, 이사회 개회사 통해 '주요 동향'으로 강조
"플루토늄 제조 시도"…전문가 '핵물질 공급원' 의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북한 영변 핵단지에서 핵물질 증산 시도로 의심되는 정황이 관측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개회사를 통해 "영변에 있는 경수로(LWR)에서 활동 증가가 관측됐다"며 "지난 10월 중순 이후에는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배수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그로시 총장은 "이 같은 관측 결과는 경수로의 '커미셔닝'(원자로에 최초로 핵연료를 정전해 각종 시험을 하면서 출력을 높여가는 시운전)과 일치한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그간 영변 단지 내 경수로 근처에 있는 5MW(메가와트) 원자로에서 사용된 연료를 재처리하는 방식으로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생산해왔다.
이번에 실험용 원자로를 가동한 정황은 북한이 핵무기 재료를 생산하는 다른 수단을 확보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서 주목된다.
그로시 총장은 "최근 관측 결과를 보면 배출되는 물이 따뜻하다"며 "이는 새 원자로가 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절차인 커미셔닝이 지속된다는 정황과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온수 배출은 이 경수로가 '임계'(criticality·핵분열 반응이 일정한 비율로 유지되는 물리적 상태)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 같은 일련의 정황을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진전 우려로 해석했다.
그는 "경수로도 다른 원자로와 마찬가지로 방사성 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재처리 과정에서 분리될 수 있기 때문에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평안북도 영변군에 있는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중심지로 대량파괴무기(WMD) 확산을 경계하는 국제기구나 안보 전문매체의 시선이 집중된다.
영변 핵단지 내 실험용 경수로는 북한이 핵탄두 제조에 쓸 핵물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시설이라고 의심받아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경수로가 머지않아 작동 상태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그동안 빈번하게 제기됐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가 영변 핵시설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 가동 상황을 확인할 수 없다며 "경수로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평가할 만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IAEA는 2009년 4월 추방된 이후 북한 핵 시설에 직접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로 위성사진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을 감시하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협정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사정을 주시하는 안보 전문가들도 영변 핵단지의 경수로가 가동 중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의 연구원들은 이 원자로가 가동중일 것이라며 핵물질의 중요한 공급원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들 연구원은 경수로의 가동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금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있는 경수로를 통해 플루토늄 보유량을 매년 20㎏ 정도 늘릴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근처에 있는 소형 원자로보다 4~5배 많은 양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개발되는 장치와 사용되는 연료에 따라 수치는 다르겠지만 북한이 핵탄두를 31개∼91개 사이의 특정 개수로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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