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反워크' AI챗봇 호언했지만…그록 답은 "바이든에 투표"

입력 2023-12-24 09:18  

머스크, '反워크' AI챗봇 호언했지만…그록 답은 "바이든에 투표"
보수 진영 분노 유발…"좌파 이론에 의존, '정치적 올바름' 챗GPT와 유사"
'챗GPT, 워크 바이러스 감염' 비판하던 머스크 "인터넷에 워크 범람 탓, 나아질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회사를 설립해 개발한 새 챗봇 '그록'(Grok)이 기존 AI 챗봇과 비슷하게 진보적인 정치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관련 기사에서 "머스크는 '워크'(woke)에 반대하는 챗봇을 약속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그록이 다양성을 지지함으로써 보수주의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크'는 '깨어있음', '각성' 정도로 번역되는 말로,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태도를 일컫는다.
머스크를 비롯해 보수 진영에서는 오픈AI의 챗GPT 등 기존 AI 챗봇들이 소수자를 배려하거나 다양성을 지지하는 답변을 내놓는 것을 두고 "워크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비난해 왔다.
특히 머스크는 지난 4월 AI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챗GPT가 정치적으로 타당하도록" 훈련돼 "진실하지 않은 것들을 말하고 있다"며 자신은 최대치로 진실을 추구하는 AI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달 8일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챗봇 그록을 배포한 이후 우파 진영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보수 성향의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은 지난 20일 자신의 X 계정에 올린 글에서 "나는 연구 보조 도구로 챗GPT뿐 아니라 그록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록이 챗GPT만큼이나 '워크'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록은 챗GPT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세계의 빈곤을 이들 국가의 파렴치한 부패 탓으로 돌리는 대신 서방의 착취 탓으로 돌리는, 급진적인 좌파 성향의 설명에 끊임없이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답글로 "안타깝게도 그것(그록)이 훈련되는 기반인 인터넷에는 워크 난센스가 넘쳐난다"며 "그록은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랜서 기고가인 랜스 휘트니도 최근 IT 전문매체 지디넷에 게재한 글에서 "그록이 얼마나 워크에 반(反)하는지 실험해 봤더니 결과는 예상한 것과 정반대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랜스젠더는 여성인가'라는 질문에 그록이 "트랜스젠더도 여성이며, 다른 여성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랜스젠더 등 개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선호하는 인칭 대명사로 지칭할 것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하는지 묻자, 그록은 역시 긍정했다.
그록은 "좋아하는 넷플릭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다면, 누군가가 선호하는 대명사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존중을 표하면서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에 대한 문제"라고 답했다.
또 '만약 투표할 수 있다면 2024년 미국 대통령으로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록은 "후보자의 정책, 성격, 리더십 자질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가 둘 중 한 명을 택하라고 압박하자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휘트니는 이런 문답 내용을 토대로 "AI 챗봇에 질문하는 방식이 답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다른 AI와 마찬가지로 그록은 수집한 데이터에 기반해서만 답변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답변은 그록이 머스크가 의도한 것만큼 '반(反) 워크'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꼬집었다.
WP에 따르면 지난 3월 발표한 논문에서 정치적 질문에 대한 챗GPT의 답변이 온건 좌파 성향을 보인다고 밝혀 주목받은 AI 연구자 데이비드 로자도는 최근 그록을 대상으로 동일한 테스트를 한 결과, 챗GPT와 대체로 유사한 답변을 얻었다.
머스크는 이런 연구 결과를 보여주는 X 게시물에 "상황을 과장하고 있다"면서도 "그록을 정치적 중립에 가깝게 바꾸기 위해 즉각적인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AI 연구자들은 챗GPT를 비롯한 챗봇들이 소외된 집단에 대해 종종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드러내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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