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그믐 춘제연휴 제외에 뿔난 中민심…당국 "휴무 적극 권장"

입력 2023-12-27 12:20  

섣달그믐 춘제연휴 제외에 뿔난 中민심…당국 "휴무 적극 권장"
"춘제만큼 중요한 날…민심 몰라" 불만 고조에 진화 나서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인들이 춘제(春節·중국의 설)만큼 중시하는 음력 섣달그믐날(除夕·추시)이 내년 춘제 연휴에서 제외된 데 대한 불만이 커지자 당국이 쉴 것을 적극 권장하며 진화에 나섰다.



27일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은 최근 잇달아 발표한 '2024년 춘제 기간 공작(업무) 수행 관련 통지'를 통해 "각 부문과 사업 단위는 직원들이 섣달그믐날 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안배하라"고 지시했다.
통지는 "춘제 기간 인민대중이 즐겁고 평화로운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보장하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모든 단위가 유급 연차 휴가나 각종 휴가 제도를 이용해 직원들이 섣달그믐날 쉬게 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지난 10월 섣달그믐날을 춘제 공식 연휴에서 제외한 뒤에도 "모든 사업 단위가 섣달그믐날 직원들이 쉴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26일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 등 산하 기관들이 섣달그믐날 휴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증감위는 "섣달그믐날 쉬도록 한 정책 지침에 부합하고 투자자의 거래 관행, 시장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의 권고에 따라 바이트댄스(字節跳動·쯔제탸오둥), 텐센트(騰迅·텅쉰), 메이퇀, 왕이, 디디추싱 등 중국의 대형 민영기업들이 섣달그믐날 쉬기로 했으며, 직원들이 섣달그믐날 쉬는 것을 연차 휴가에 포함하지 않기로 한 회사들도 늘고 있다.
당국이 잇따라 섣달그믐날 쉴 것을 권장하고 나선 것은 춘제가 다가오면서 섣달그믐날이 공식 연휴에서 제외된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국무원은 지난 10월 내년 춘제 연휴를 춘제 당일인 2월 10일부터 17일까지 8일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연휴 앞뒤 일요일인 2월 4일과 18일은 정상 근무하도록 했다.
이는 예년 7일 연휴보다 하루 더 늘어난 것이지만, 중국인들은 반기기는커녕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춘제보다 더 중시하는 섣달그믐날이 별다른 이유 없이 연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당시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전통 풍습을 도외시한 것"이라며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중국인들은 섣달그믐날 저녁 온 가족이 모여 만두 등 '녠예판(年夜飯·섣달그믐날 먹는 음식)을 먹으며 중국중앙TV(CCTV)의 특집 버라이어티쇼인 춘제완후이(春節晩會)를 시청하는 것을 낙으로 여긴다.
춘제완후이가 끝나면 춘제 새벽까지 폭죽을 터뜨리며 새해 안녕을 기원한다.
춘제 당일에는 친지 집을 방문하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는 날은 오히려 섣달그믐날인 셈이다.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돈벌이하는 '다궁런(打工人)'에게 섣달그믐날 저녁은 1년간의 고단한 객지 생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가족과 단란하게 보내는 귀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섣달그믐날이 휴일에서 제외되면서 외지에 있는 사람들은 춘제 당일에나 귀성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누리꾼들은 "연휴 하루가 더 늘어난 게 의미가 없다"며 "당국이 권장하지만, 사업주가 외면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산업 현장 근로자들은 혜택을 못 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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