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고속도로 점거…기후활동가들 연말에도 과격시위

입력 2023-12-31 08:06   수정 2023-12-31 09:29

이번엔 고속도로 점거…기후활동가들 연말에도 과격시위
네덜란드서 은행에 '화석연료 사업 손절' 촉구
기후위기 경고음 커지자 활동가 행동도 점점 격화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기후 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활동가들 300여 명이 30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주요 고속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이다 현지 경찰에 연행됐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재난이 속출하는 가운데 기후 활동가들의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운동 방식 역시 점차 과격화하는 양상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환경단체 '멸종 저항' 그룹의 주최로 이날 열린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ING 은행 본사가 있던 자리의 인근 10번 고속도로 일부를 막고 구호를 외쳤다.
이 단체는 네덜란드 최대 은행인 ING가 네덜란드의 화석 연료 사업들의 주요 자금책이라고 지적하며, 이 은행에 모든 사업 참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ING 은행은 이달 중순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설정한 목표에 따라 2040년까지 석유·가스 탐사에 대한 자금 조달을 중단하고, 향후 2년 동안 재생 에너지 사업에 대한 신규 대출을 세 배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단체는 이로는 충분치 않으며, 화석 사업에 대한 즉각적인 자금 조달 중단을 촉구했다.
시위에 참가한 활동가 세바스티안 바이셀로이는 "네덜란드는 저지대 국가이고, 우리는 해수면 상승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시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ING 은행은 단체의 요구가 "급진적·비현실적"이며, 이들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 일부는 "변화 아니면 죽음" 등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들고 도로를 걸었고, 일부는 도로 위에 '미래를 죽이는 행동(kill-ING)을 중단하라' 등 문구를 붙이고 앉아서 시위를 벌였다.
암스테르담 시 당국은 시위에 대비해 고속도로 일부를 폐쇄하고 교통을 우회했다.
경찰은 시위 시작 약 3시간 뒤 도로에서 시위 참여자를 한 명씩 연행해 인근 다른 곳으로 이송한 뒤 이들 대부분을 풀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10번 고속도로 대신 인근 부지를 시위 장소로 허가했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경계대를 타고 넘어 고속도로로 진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지구에는 이상고온과 지속적 해수면 상승과 더불어 폭염, 가뭄, 산불, 홍수 등 극단적 기상의 빈도와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이 미래에 닥쳐올 더 큰 재난을 막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상황을 더 민감하게 위기로 인식하는 활동가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부각하기 위해 점점 과격한 시위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독일 기후 활동가들이 통일의 상징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의 기둥 6곳에 오렌지색 스프레이를 뿌려 경찰에 체포됐다.
7월에는 스코틀랜드의 활동가들이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서 찰스 3세 초상화 보호 유리막 위에 분홍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뿌렸고, 6월에는 스웨덴 활동가들이 스톡홀름에 있는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모네의 작품에 '페인트 테러'를 가해 논쟁을 촉발했다.
올해 국제사회는 COP28을 통해 당사국들이 '탈화석연료 전환'을 처음 합의문에 명시하며 공동 대응을 결의했다.
그러나 산유국, 에너지 업계, 비용이 덜 드는 경제성장이 시급한 개도국들의 이익이 화석연료와 맞물리는 등 국제사회의 '단일대오'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여전히 상존해 기후위기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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