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유학파의 비극…귀국 후 6년 취업난 속 배달일 하다 피살

입력 2024-01-04 11:42  

中 해외유학파의 비극…귀국 후 6년 취업난 속 배달일 하다 피살
아파트 진입 막는 경비원과 다투다 참변…"유학해도 취업 못하는 현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해외에서 유학하고 귀국한 뒤 6년간 취업하지 못한 중국의 30대가 배달원으로 나선 지 엿새 만에 피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12월 5일 저녁 산둥성 칭다오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음식 배달원 리모(32) 씨가 아파트 경비원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리씨는 주문받은 음식을 신속하게 배달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려다 제지하는 경비원과 다툼을 벌이던 중 변을 당했다.
리씨는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호주로 가 현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탓에 1년간 휴학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대학을 졸업하고 현지에서 2년간 일하다 귀국한 리씨는 지난 6년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60살을 바라보는 부모가 식당일 등을 하며 한 달에 7천 위안(약 128만원)을 버는 처지라 그의 호주 유학비 100만 위안(약 1억8천만원) 가운데 절반은 부모가 빚을 내 마련했고, 갚지 못한 실정이었다.
대학에 재학 중인 동생까지 있어 가정을 책임져야 했지만, 리씨는 귀국 후 6년 동안 이렇다 할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목공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동영상 쇼핑)가 유행하자 1인 방송을 통해 직접 만든 수제 가구 판매에 나서봤지만, 벌이는 신통치 않았다.
작년 11월 친척 소개로 칭다오에서 여행업체에서 일했지만, 관광 비수기인 탓에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많지 않았던 그는 부모를 속이고 배달원으로 나섰다.
다른 사람이 하루 수십 건을 배달할 때 100건가량 주문을 소화하며 부지런히 일했던 그는 그러나 배달일을 시작한 지 엿새 만에 변을 당했다.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건 배달 업체가 지체 시간에 따라 벌금을 물기 때문에 배달원은 배달을 서둘러야 했고, 경비원 역시 배달원을 아파트 단지로 들여보내면 벌금을 내야 하는 규정 때문이었다.
리씨의 죽음을 접한 누리꾼들은 "유학한 뒤 귀국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배달에 나서야 하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라며 "라이브커머스가 뜬다고 하지만, 극소수를 제외하면 돈 벌기 쉽지 않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청년들이 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경제 부진 속에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작년 6월 21.3%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작년 7월 실업률부터는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