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의 'CEO' 자헤르 자바린…이란 등 자금원 관리

입력 2024-01-04 17:59  

하마스의 'CEO' 자헤르 자바린…이란 등 자금원 관리
이스라엘 공격 자금도 조달 추정…이스탄불 근거로 활동
"튀르키예 상장사 지분·부동산 등 수억 달러 자산 보유"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규모 기습 공격을 가하고 석 달째 이스라엘과 전쟁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누가 마련했을까.
미국과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자금 망을 관리하고 자금을 조달하며 '하마스의 최고경영자(CEO)'로 불리는 자헤르 자바린(55)에 주목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바린은 수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하마스의 '금융 제국'을 지휘하면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들어간 무기 비용과 무장대원 급여 등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현직 관리들은 보고 있다.
전직 이스라엘 안보 관리인 우지 사야는 "자바린은 가자지구 바깥의 하마스 재정을 모두 다루기 때문에 엄청난 역할을 했다"며 "자바린은 하마스의 CEO"라고 WSJ에 밝혔다.
그는 하마스의 정기적 수입원인 수많은 관련 회사를 관리하고 하마스에 자금을 기부하는 이들과 하마스를 위해 투자하는 사업가들의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운영하는 하마스의 금융 사무실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유리창이 짙게 선팅이 된 한 건물에 있다.
미 당국의 수년 전 발표에 따르면 자바린 휘하의 하마스 금융조직은 튀르키예 내 각종 부동산부터 튀르키예와 알제리,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기업 지분 등 세계적으로 약 5억 달러(약 6천54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자산은 튀르키예 증시 상장사인 부동산 개발사 '트렌드 GYO'다.
2022년 5월 미국의 하마스 제재 내용에 따르면 이 기업의 지분 75%를 하마스 측 '바지 사장'이 보유하고 있다.
자바린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측근들과 관계를 쌓았으며 이를 통해 무기와 자금 조달에 도움을 받았다고 이스라엘 관리들이 전했다.
그는 최근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머물면서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현지 환전상 등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환전상과 이슬람권의 전통적 송금 방식인 '하왈라', 가상화폐를 통해 이란으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지원받고 튀르키예 은행 계좌를 통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자금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바린이 펴낸 한 책에 따르면 그는 1968년 서안지구 북부의 마을인 살핏에서 태어났다. 1987년에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저항운동인 1차 인티파다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이스라엘군에 반대하는 길거리 낙서로 저항을 시작했고 어머니에게 돈을 빌려 무기를 샀다.
이후 급조폭발물(IED) 제작 전문가인 야히아 아야쉬를 하마스에 영입하는 '공로'를 세웠다가 이스라엘군 군인 피살과 관련해 체포돼 징역을 살았다.
2011년 풀려난 이후 하마스의 금융 조직 관리를 맡아 활동 근거지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튀르키예로 옮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결국 2019년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다.
미국 등 서방 각국은 지난 20여년 간 하마스 금융 조직 구성원과 관련 기업 등에 여러 차례 제재를 가했다.
또 이번 전쟁이 발발한 뒤 미국은 하마스와 계열 사업체 등을 겨냥해 4차례의 제재를 내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자금이 하마스로 계속 흘러 들어가는 등 하마스 금융 조직의 현금 창출 능력을 차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자바린은 한 인터뷰에서 "하마스를 위해 자금을 대는 것은 영광"이라면서도 자신이 하마스 자금 조달에 관여한 혐의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그는 하마스 정치국 소속이지만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과는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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