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전쟁 중 깜깜이 입원' 美국방 파장 확산…"바이든, 신임"(종합)

입력 2024-01-08 12:02   수정 2024-01-08 14:44

'2개 전쟁 중 깜깜이 입원' 美국방 파장 확산…"바이든, 신임"(종합)
국방 최고참모 공백 몰랐던 군통수권자 바이든, 재선 도전 악재
"입원 4일차에 통보받은 국방부 2인자, 휴가서 즉각 복귀 안해"
의회·기자단 등서 비판 목소리…"정부 투명성 결여·신뢰 약화"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으로 세계가 안보 위기에 빠진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몰랐던 로이드 오스틴(70) 국방 장관의 '깜깜이 입원'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병상에서 일부 업무를 재개했고 바이든 대통령과도 지난 6일 통화했다며 진화에 나섰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오스틴 장관을 신임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1일부터 7일 현재까지 수술 합병증으로 입원 중인데, 백악관은 물론 조직에서 유사시 장관의 역할을 대행해야 할 부장관에게까지도 입원 사실이 뒤늦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 4일에서야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에 보고했고,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3일간 국방부 장관이 제 자리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AP통신은 7일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 국방부의 2인자인 캐슬린 힉스 부장관도 백악관이 통지받은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장관의 입원 사실을 통지받았다고 보도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힉스 부장관은 오스틴 장관의 입원 2일차인 2일부터 장관의 임무 중 일부를 대행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사유를 모른 채 장관 업무 일부를 대행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힉스 부장관은 4일께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통보받았지만 '장관이 5일 업무에 정상 복귀한다'는 말을 듣고는 즉각적인 휴가 종료 및 업무 복귀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결국 미국 국방부의 1, 2인자가 모두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그 사실을 일반 국민들은 물론 '군 통수권자'인 바이든 대통령도 제때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이번 일과 관련, 미국 정부 업무의 기본 원칙인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지적과 함께,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 위기가 심화한 상황에서 대통령조차 한동안 몰랐던 국방부 수뇌부의 '공백'이 있었다는 데 대해 미국 사회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며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미국의 맹방 이스라엘은 하마스로부터 기습 공격을 받은 후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홍해에서는 선박을 공격하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에 대응해 항로를 지키기 위한 국제 연합군을 주도하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미시시피)은 이번 사건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신뢰를 약화한다며 "사실에 대한 완전하고 즉각적인 설명"을 의원들에게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고 AP는 전했다.
또 미 국방부 출입 기자단은 항의 서한을 통해 "분노"를 표했다.
기자단은 성명에서 "중동에서 미군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고 미국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심적인 안보상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국민들이 국방부 최고위 지도자의 건강 상태와 의사 결정 능력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특별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2022년 정기적인 의료 절차를 위해 입원했을 때 장관실이 입원 1주일 전에 미리 입원 예정 사실과 얼마 만에 업무에 복귀할지 등을 공개했던 전례가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가상대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파문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스틴 장관이 지난 5일 저녁에 업무를 재개한 이후 부서 운용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고, 참모들에게 필요한 지시도 했다며 입원에 따른 업무 공백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관은 필요한 보안 통신 장비들에 완전히 접근하고 있으며, 매일 국방부가 전 세계에서 하고 있는 작전 상황을 모니터링한다"고 부연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어 "오스틴 장관은 어제(6일)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고, 캐슬린 힉스 부장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및 고위급 참모들과 소통을 계속해왔다"고 소개했다.

한 당국자는 블룸버그 통신에 바이든 대통령이 오스틴 장관에 대해 전적으로 신임한다고 말했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도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일 오스틴 장관과 "따뜻한 대화"를 했으며 "오스틴 장관에 대해 전적인 신뢰와 신임을 가지고 있다"고 한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또한 미 관계자 4명은 이 매체에 오스틴 장관의 자리가 지금으로선 '안전해' 보인다면서 그 외에는 강한 재임기에 일어난 '드문 흠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 안보 환경이 긴박한 시기인 만큼 당분간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당국자들은 국방부가 오스틴 장관의 건강이나 입원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에 답변을 거부할수록 논란은 길어질 것이라고 사석에서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