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나비효과…이라크 총리, 미군 철수 공론화

입력 2024-01-11 10:55  

가자전쟁 나비효과…이라크 총리, 미군 철수 공론화
로이터 통신 인터뷰서 "신속한 철수 시기 합의하자"
"미국 우리 적 아니지만 긴장 계속되면 관계 균열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벌이는 전쟁의 여파로 이라크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급격히 공론화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를 공격한 친이란 민병대 소속 인사들이 미군의 보복 폭격으로 사망하면서 여론이 들끓자 해묵은 철군론에 다시 불이 붙은 것으로, 이라크 총리가 공개적으로 철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전날 바그다드에서 이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일에는 총리실 명의 성명을 내고 "미국 주도 국제연합군의 이라크 주둔을 영구 중단하기 위한 조처를 마련하고자 양자위원회 출범 일자를 논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알수다니 총리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연합군이) 오랫동안 머무르지 않고 공격이 계속 벌어지지 않도록 신속한 (철수) 시기에 합의하자"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이어지는 한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들의 미군기지 공격과 미군의 보복이 반복될 수밖에 없고, 이대로라면 이라크도 이번 분쟁에 휘말려 들 수 있다는 입장을 반영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세력인 이슬라믹 레지스턴스 등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것을 빌미로 현지 미군기지들을 자폭 드론(무인기)과 로켓 등으로 공격해 왔다.
문제는 이들이 다른 한편으로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조직 연합체로 시작해 현재는 정규군이 된 인민동원군(PMF) 소속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미군은 이를 무시한 채 이달 4일 바그다드 동부를 폭격해 친이란 무장세력 하라카트 알누자바의 지도자 무쉬타크 자와드 카짐 알자와리를 제거했고, 이라크 정부는 '심각한 주권침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런 상황은 이라크가 다시 국제분쟁의 무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국민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하루 뒤 알수다니 총리는 성명을 통해 미군 철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지금껏 이라크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자국에 주둔 중인 국제연합군에 대한 공격은 불법이고 국익에 반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등 이번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 노력해 왔다.
알수다니 총리는 "유일한 해법은 가자 전쟁의 종식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 에너지 공급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민감한 지역에서 분쟁의 무대가 확대되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 적이 아니고 전쟁 중도 아니지만 긴장이 계속된다면 이런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이들의 존재가 사라진다면 긴장 고조는 물론 국제, 역내 안보 문제들에 얽혀드는 것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라크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연합군 참여국들과의 안보협력 및 양자관계는 계속 유지하길 원한다고 알수다니 총리는 덧붙였다.

미국 주도 국제연합군은 2014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결성됐다. 미군은 이라크에 약 2천500명, 시리아에 약 900명의 병력을 주둔 중이다.
작년 이란의 지원을 받은 시아파 민병대 세력의 지지 속에 총리가 된 알수다니 총리는 2017년 IS가 쇠락한 만큼 국제연합군도 더는 주둔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왔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 내 반미·반이스라엘 진영도 국제연합군의 철수를 주장한다.
하마스의 편을 들어 이스라엘을 공격해 온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사이드 하산 나스랄라는 5일 연설에서 미군의 바그다드 공습을 계기로 이라크내 미군의 최종적 철수를 위한 길이 열려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8일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