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만 대선 D-1…뜨거운 3파전에 타이베이 시민들 목소리도 '3색'

입력 2024-01-12 16:29  

[르포] 대만 대선 D-1…뜨거운 3파전에 타이베이 시민들 목소리도 '3색'
민진당·국민당·민중당 지지 뚜렷이 갈려…막판까지 치열한 접전 방증
"누가 돼도 전쟁은 없어" vs "국민은 전쟁 두려워해" vs "체감할 수 있는 정책"



(타이베이=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어느 당이 정권을 잡아도 전쟁 가능성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쟁은 중국에 달려있기 때문이죠. 평화를 무릎 꿇어서 얻어야 한다면 그런 평화는 필요 없습니다." (민진당 지지자 천환젠 씨)
"민진당과 라이칭더는 독립주의자이며 위험합니다. 그들이 집권하면 중국은 강하게 압박할 것이고 대만 국민은 전쟁을 매우 두려워합니다. 국민당이 집권해야 평화가 옵니다."(국민당 지지자 데이비드 린 씨)
"커원저 후보가 가장 이성적이고 과학적이고 실질적이며 투명합니다. 국민당과 민진당은 밀실 정치를 하지만 커원저는 타이베이 시장을 하면서 모든 회의록과 결정을 투명하게 공개했습니다. 내 주변 젊은 사람들은 다 커원저를 지지합니다."(민중당 지지자 관모 씨)
대만 대선인 총통 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수도 타이베이 거리에서 만난 대만 유권자들은 이렇듯 뚜렷이 다른 세갈래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2일 발표된 공표 가능 마지막 여론 조사 결과에서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와 친중 제1 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그 뒤를 민중당 커원저 후보가 그리 멀지 않게 쫓는 형국이 대만 민심에서도 선명하게 확인됐다.



2.28 평화공원에서 만난 천환젠(38)씨는 "라이칭더만이 유일하게 정상적인 후보로 법률, 도리에 따라 정치를 할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진당 정부가 부패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요 며칠 사이 법원, 검찰 발표에 따르면 민진당 정부의 핵심 관리들의 잘못이 드러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사실 난 커원저를 지지했었는데 커원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드러나 돌아섰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열흘 전 막아놓아 결과에 대해 (민진당 지지자) 일부에서 걱정하고 있지만 라이칭더가 승리한다고 믿는다"며 민진당 기호 2를 손가락으로 그렸다.
반면 대만의 한 관공서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60대 데이비드 린 씨는 "민진당은 부패했고 더럽다"며 "원전을 비롯한 모든 정책을 잘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만 국민은 평화를 원하며 나는 장기적으로 중국과의 통일을 원한다"며 "대만 경제를 위해 중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린씨는 "사실 국민당을 싫어했다. 그들도 과거에 부패했고 독재를 했다"며 "그러나 민진당이 또다시 집권하면 중국 위협이 커질 것이고 대만인들은 그것을 싫어한다. 국민당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커원저에 대한 젊은층 인기에 대해 "젊은이들은 구체적인 내용 없이 그저 이미지로 그를 좋아한다. 그가 웃기고 가볍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면서 "커원저는 국민당과 단일화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깼다. 정치인으로 가장 중요한 신의를 저버렸다"며 "커원저는 타이베이 시장으로서도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고 덧붙였다.그러나 고등학교 교사인 양모(26) 씨는 "TV 토론을 보고 커원저를 지지하게 됐다. 그가 가장 실질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았다"며 "내 주변 친구들은 정말 커원저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신주과학단지 엔지니어 관모(35) 씨는 "커원저만이 답"이라며 "오늘 휴가를 내고 커원저의 마지막 유세를 보기 위해 타이베이로 왔다"며 기호 1번이 그려진 커원저 지지 홍보물을 들고 사진 포즈를 취했다.



기자가 이날 타이베이 거리에서 1시간여 시민들과 인터뷰한 결과 상당수가 손사래를 치며 인터뷰를 거부하거나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중국 본토의 여론조사일 수 있다는 경계심이 대만 시민들 사이에 존재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 저녁 커원저의 마지막 유세가 열리는 총통부 앞 교통통제를 맡은 한 60대 통제요원은 "집이 가오슝인데 내일도 일을 해야 해서 투표는 못한다"면서도 "투표하게 된다면 중국과 연관된 당, '빨간색 당'(공산당의 의미로 말함)은 절대 안 뽑는다. 한국에서도 북한이 온갖 소란을 일으키지 않나"라고 말했다. 대만은 부재자 투표제가 없어 모든 유권자가 주민등록지로 가서 투표를 해야 한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30대 에밀리 씨는 "2번(민진당), 3번(국민당)이 너무 싫어 1번(민중당)을 찍을 것"이라며 "젊은이들에게 커원저의 인기가 정말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한 호텔 안내 데스크 직원인 20대 지니 씨는 "내일 투표 하러 타오위안 집으로 간다. 내일 만약 근무였다해도 휴가를 내서라도 투표하러 갔을 것"이라며 "누구를 찍을지는 밝힐 수 없지만 국민당은 아니다"라며 수줍게 미소지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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