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프리카에 "전통작물 심어라"…"기후대응 쉽고·영양풍부"

입력 2024-01-23 11:35  

미, 아프리카에 "전통작물 심어라"…"기후대응 쉽고·영양풍부"
파울러 국무부 세계식량안보특사, '기회 작물' 경작 독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통 작물을 되살리자!"
케리 파울러(74) 미국 국무부 세계식량안보특사는 아프리카에서 동부콩, 카사바, 수수 등 다양한 전통 작물을 다시 더 많이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2022년 세계식량안보특사로 임명된 파울러는 이런 전통 작물을 튼튼하고 영양분도 풍부한 '기회 작물'이라고 부르며 아프리카 농업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밀과 쌀, 옥수수 등 주요 3대 곡물이 세계 각국의 식탁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주목받는 시도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파울러 특사의 활동을 소개하며 그가 식량 관련 미국의 대외 정책에 새로운 씨앗을 심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전통 작물이 기후 변화로 인한 거친 날씨에도 더 잘 견디고 이를 먹는 현지인들에게 영양가가 더 높다는 것이 파울러 특사의 설명이다.
전통 작물 재배를 확대하려는 그의 노력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관련 예산은 1억달러(약 1천300억원)로 적은 편이라고 NYT는 전했다.
그렇지만 기후 변화로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의 식량 불안이 가중되고 이는 정치적 불안을 키울 수 있는 상황에서 파울러 특사의 시도가 얼마나 성과를 낼지 에 시선이 쏠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파울러 특사의 구상에 대해 "진짜 혁명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파울러 특사는 가장 영양가 있고 기후에도 강한 작물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아프리카 6개국의 6개 작물에 먼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작물 다양성과 토양 건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환영할만하지만 종자와 비료 구매 비용 부담, 상업성 등을 고려할 때 저소득 국가의 소규모 농가의 생활 개선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파울러 특사 측은 개별 국가가 어떤 종자를 어떻게 조달할지 자체 지침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의 식량 문제는 오랫동안 미 외교정책 과제의 일부였다.
1960~1970년대 미국이 주도한 녹색혁명은 비료와 살충제 등을 사용해 옥수수와 쌀, 밀을 중심으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아프리카 남부와 동부에서는 옥수수가 주요 식량 작물이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몇몇 국가가 곡물 생산을 지배하고, 소수의 곡물이 세계 식단을 차지하게 됐다고 NYT는 지적했다.
녹색혁명으로 더 많은 열량(칼로리)을 제공할 수 있게 됐지만 다양하고 영양가 있는 식단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 워털루대의 제니퍼 클랩 교수는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가 지난 50년간 주요 식품의 수입에 의존해왔다"며 "이로 인해 식단이 바뀌고 지역 생태에 더 적합한 전통 작물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고 말했다.
파울러 특사는 미국 주도의 종자 특허 획득 움직임에 반대하는 등 산업적 농업 시스템에 비판적이다.
특정 종자의 특허를 보유한 회사가 그 종자를 판매해 돈을 버는 대신 매년 수확한 종자를 다음 해에 파종하기 위해 저장해두는 농부들의 전통적인 방식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종자의 다양성을 주장하는 파울러 특사는 2008년 노르웨이 스발바르에 국제종자은행이 들어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세계 식량 공급의 '최후의 보루'로 평가되는 이곳에는 영하 18도 상태에서 120만개 이상의 종자 샘플이 보관돼 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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