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산하 자선단체 "미 질소가스 사형 집행시 보이콧 운동"

입력 2024-01-24 02:44  

바티칸 산하 자선단체 "미 질소가스 사형 집행시 보이콧 운동"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바티칸 산하 가톨릭 자선단체인 산테지디오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에 질소 가스를 이용한 사형 집행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둔 산테지디오의 사형제 전문가인 마리오 마라치티는 이날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호소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유럽 기업과 관광객에게 보이콧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앨라배마주가 예정대로 질소 가스 사형을 집행할 경우 유럽 차원에서 앨라배마 보이콧 운동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마라치티는 "독일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 벤츠가 앨라배마에 공장을 두고 있고, 많은 유럽인이 골프를 목적으로 미국 남부 지역을 방문한다"며 "앨라배마에 대한 유럽의 무역과 투자 규모가 연간 수억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에도 보이콧이 효과가 없을 것 같았지만 결국 흑인을 차별하는 '아라파트헤이트' 체제를 종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은 오는 25일 사형수 케네스 스미스(58)에게 질소 가스를 이용해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다. 사형수에게 안면 마스크를 씌운 뒤 질소 가스를 주입해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하는 방식이다.
스미스는 1988년 돈을 받고 목사의 아내를 살해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앨라배마주는 2022년 11월 그에게 독극물 주사로 사형을 집행하려 했지만, 주사를 놓을 정맥 부위를 찾지 못해 실패했다.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은 사형 재집행을 결정하면서 약물이 아닌 질소 가스 주입 방식을 택했다. 문제는 이 방법이 지금껏 단 한 차례도 시도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유엔 인권 사무소는 질소 가스 사형은 대형동물을 안락사할 때도 쓰지 않는 검증되지 않은 방식이라면서, 고문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앨라배마주 법무장관실은 성명을 통해 "질소 가스 사용이 가장 덜 고통스럽고 인도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라치티는 "고통 없는 사형 집행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산테지디오는 바티칸 산하 국제자선단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사형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공격으로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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