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경선] 헤일리 바람 잠재운 트럼프 본선 '성큼'…"사실상 끝나"(종합)

입력 2024-01-24 14:17   수정 2024-01-24 14:45

[美공화경선] 헤일리 바람 잠재운 트럼프 본선 '성큼'…"사실상 끝나"(종합)
현직 제외 아이오와·뉴햄프셔 2연승 유일…NYT "공화당 역사 새로 써"
트럼프 "헤일리 최악의 밤" 사퇴 압박…캠프에서도 더 노골적으로 사퇴 촉구
이민 문제·경제 중시 표심 공략 주효…'사법 리스크' 변수는 여전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중도 성향 당원과 무당파 유권자들의 '반란'이 예상됐던 미국 공화당의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독주는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뉴햄프셔 경선에서 유일한 도전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돌풍'을 잠재우며 대선 후보 자리를 거머쥐기 위한 완전한 독주 체제를 굳혔다는 평이 나온다.
아이오와에 이은 전례없는 역사적 2연승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팽배했던 대세론에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유례없는 2연승으로 리트머스 뉴햄프셔 무사 통과…"사실상 끝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시작 전부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롯해 다른 대선주자들을 2~3배 격차로 따돌리며 유례없는 독주를 이어간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경선 시작을 전후해 반(反)트럼프 성향 당원들과 중도 성향의 비(非)당원 유권자들이 헤일리 전 대사를 중심으로 집결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한때 대세 구도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특히 중도 성향 당원과 무당층이 두꺼운 뉴햄프셔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거세게 추격하며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이번 경선이 향후 전체 판도를 읽을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대두됐다.
그런 차원에서 트럼프의 이번 두 번째 경선 승리는 경쟁자 헤일리의 추격 가능성을 초반에 잘라내며, 공화당 경선에서 잇따라 절반이 넘는 '압도적 지지'를 확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힘을 확실히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역대 공화당 경선에서 현직 대통령을 제외하고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잇달아 승리한 후보가 없고, 초반 두 경선에서 모두 이긴 후보는 예외없이 본선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그의 본선행은 이제 기정사실로 봐야한다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뉴햄프셔 승리로 트럼프는 공화당의 역사를 새로 쓴 인물로 남게 됐다"며 "트럼프 이전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모두 승리한 공화당원은 현직 대통령 뿐"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아닌 누군가가 이길 가능성이 그나마 있는 것으로 보였던 지역이 헤일리의 뉴햄프셔 승리였다"며 "사실상 (공화당 경선은) 모든 것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이민·경제 문제 중시 표심 공략 주효…헤일리 사퇴 압박하며 '본선' 대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승리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경쟁자인 헤일리 전 대사를 특유의 어법으로 비난하며 사퇴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는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석달간 '덜 떨어진(crooked)' 조 바이든에게 모든 여론 조사에서 앞섰다"면서 "그러나 헤일리는 그렇지 않았다"며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헤일리 전 대사를 겨냥해 "전형적인 승리 연설은 아니겠지만, 오늘같이 최악의 밤을 맞아 놓고도 승리했다고 행세하게 하지 말자"며 우회적으로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
주변에서는 한층 더 노골적으로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모습이다.
이미 결과가 예견되는 당내 경선에 매몰돼서 쓸데없이 힘을 빼지 말고, 일찌감치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에 대비하는 전략으로 서둘러 옮겨가자는 포석에서다.트럼프 전 대통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마가'(MAGA)의 테일러 부도위치 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제는 통합의 시간이고, 민주당과 싸울 때"라며 "니키 헤일리에게 지금은 사퇴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경선에 출마했다 사퇴한 비벡 라마스와미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축하 연설에 함께 등장한 뒤 "오늘 우리가 본 것은 '아메리카 퍼스트'가 '아메리카 라스트'를 이긴 것"이라며 "만약 여러분이 미국을 뒤에 놓고 싶다면, 조 바이든이나 여전히 공화당 경선에 남아 있는 다른 후보에게 가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강세의 배경에는 그가 강점을 보여온 경제와 이민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는 표심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번 공화당 프라이머리 출구조사에서 투표자의 10명 중 3명은 경제와 이민 문제를 가장 심각한 현안으로 지목했다. 낙태 및 외교안보 정책을 꼽은 사람은 10명 중 2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지난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투표) 당시 응답자의 38%와 34%가 경제와 이민 문제를 가장 큰 현안으로 꼽은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승리 연설에서도 "이민이 가장 큰 문제"라며 "우리나라에 불법으로 흘러들어오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감옥, 정신병원 등에서 오고 있으며, 그들이 우리나라를 죽이고 있다"고 이민 혐오 발언을 이어갔다.



◇ '사법 리스크'는 한편으론 본인과의 싸움…러닝메이트 주목
트럼프 전 대통령 독주 체제가 굳어지며 남은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는 본인 자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크게 발목을 잡는 것은 '사법 리스크'다. 그는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를 비롯해 모두 4차례에 걸쳐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된 상태이며 일부 주에서는 그의 대선후보 자격에 대해 시비를 걸어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그가 대선 투표 이전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대선 국면은 또 한 번의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
다만 이번 뉴햄프셔 출구 조사에서 공화당 프라이머리 유권자의 과반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대통령직에 적합하다고 답했다.
아이오와에서도 이 같은 답변은 전체 응답의 3분의 2에 달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에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유지하는 데는 별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본선에서 무당파나 중도파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본선 경쟁력에는 결정적 타격을 줄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힌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보니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선 후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공화당 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또는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의 가능성을 지목했다.
공화당 하원 의원단 의장인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 의원, 당내 대표적인 강경 보수 성향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도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러닝메이트에 대한 질문에 "말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그는 지난 2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매우 좋은 사람이고 표준적인 인물"이라며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것 같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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